‘ERA 8.78’ 잔인한 4월 보낸 대전 왕자님, 열흘간 퓨처스에서 재정비…“몰리는 공 많고 RPM 줄어” [춘추 현장]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특급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한화 이글스 우완 문동주가 2경기 연속 대량실점하며 부진에 빠졌다. 한화는 재정비 차원에서 문동주를 말소하고 열흘의 시간을 줄 예정이다. 

2024-04-30     배지헌 기자
잔인한 4월을 보낸 문동주(사진=한화)

 

[스포츠춘추=대전]

2경기 연속 대량실점하며 무너진 ‘대전 왕자님’ 문동주가 퓨처스리그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한화 이글스는 휴식일인 4월 29일 문동주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이충호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문동주는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 8.78로 부진하다. 특히 4월 23일 KT전에서 4.2이닝 5실점(4자책), 28일 두산전에서 3.1이닝 동안 10피안타(3홈런) 9실점으로 크게 무너져 충격을 안겼다.

입단 2년 차인 지난해 한화 국내 에이스이자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며 KBO리그 신인왕에 올랐던 문동주다. 지난해 경험을 발판으로 올 시즌 우완 에이스로 활약을 기대한 한화로서는 실망스러운 성적.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난조에 김민우가 수술로 시즌아웃되고 문동주마저 무너진 한화는 시즌 초반 단독 선두에서 8위(12승 18패 승률 0.400)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팀의 연패와 투수들의 부진에 최원호 감독도 근심이 깊다. 30일 대전 SSG 랜더스 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최 감독은 그늘진 표정으로 “시즌 중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열흘 정도 엔트리에서 빼주는 걸 계획했었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 내용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몸 회복도 하고, 재정비한 뒤에 돌아오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 한 턴 빼주기로 했다. 다음 턴에 맞춰서 준비하게 할 것이다.”

문동주는 지난해 0.249였던 피안타율이 올 시즌 현재 0.380까지 치솟았다. 피장타율도 지난해 0.341에서 0.620으로 치솟으면서 대량실점으로 무너지는 경기가 잦다. 최 감독은 “안타를 많이 맞는 건 몰리는 공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공 몇 개가 생각대로 안 가면 그 뒤의 공들이 가운데로 몰리고 있다. 수치적으로는 지난해와 구속은 큰 차이가 없는데, RPM(분당회전수)이 줄어든 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시즌에 맞춰 몸을 만드는 과정도 다른 선수들보다 다소 늦게 시작했던 문동주다. 여기에 시즌 개막이 예년보다 빨랐고, ‘서울시리즈’에 팀 코리아 대표팀 멤버로 참가하면서 준비과정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최 감독은 “(팀 코리아)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문동주의 대체선발은 아직 미정이다. 10일을 채운 뒤에 다시 콜업할 예정이라 대체선발은 한 차례만 사용하면 된다. 최 감독은 “퓨처스에서 투수를 올려서 쓸지, 아니면 오프너로 한 경기를 할지는 (코칭스태프와)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는 이날 류현진이 개인 통산 100승 도전에 세 번째로 나선다. 지난 NC전에선 타선 지원 부재로, KT전에선 제구 난조로 승리에 실패했던 류현진의 100승 지원을 위해 한화는 최인호(좌)-이진영(중)-요나단 페라자(우)-노시환(3)-채은성(1)-안치홍(지)-황영묵(유)-이재원(포)-이도윤(2)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