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통산 100승’ 코리안 몬스터의 다음 목표는? “한미 통산 200승, 빨리하고 싶다” [춘추 현장]
류현진이 2전 3기 끝에 KBO리그 통산 100승 고지에 올라섰다. 이제 류현진의 다음 목표는 한미 통산 200승이다.
[스포츠춘추=대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마침내 10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2전 3기 끝에 KBO리그 역대 33번째 통산 100승에 성공한 류현진은 이제 다음 목표인 한미 통산 200승을 바라본다.
류현진은 4월 30일 대전에서 열린 SSG 랜더스 상대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7피안타 2볼넷 1삼진 2실점(1자책) 쾌투를 펼쳤다. 3회말 노시환의 역전 만루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한화는 7회말 공격에서 대거 4점을 더해 8대 2로 승리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4월 11일 두산전 첫 승 이후 3경기 만에 시즌 2승째를 거뒀고, 동시에 KBO리그 통산 100승에 성공했다. 5이닝 7실점에 그친 지난 KT전의 부진을 만회하며 5.91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을 5.21로 끌어내렸다.
경기 초반은 위태로웠다. 한화 타선이 SSG 선발 이기순 상대로 2회까지 침묵했고, 2회초 수비에선 평범한 땅볼 타구를 뒤로 빠뜨린 2루수 이도윤의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타선 침묵과 수비 실수로 100승에 실패한 지난 경기의 패턴을 되풀이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3회말 공격에서 노시환의 만루포 한 방으로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류현진도 4회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번트 안타로 추격의 1점을 내주긴 했지만, 그 이상의 점수는 허용하지 않고 SSG 공격을 막아냈다. 5회엔 선두 추신수의 2루타로 맞이한 위기에서 에레디아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5회까지 88구를 던진 류현진은 6회에도 올라와 마운드를 지켰다. 앞서 안타를 맞았던 박성한과 고명준을 2루 땅볼 아웃으로 잡고, 이지영까지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자신의 힘으로 6이닝을 채웠다. 이날 투구 수 103구는 KBO리그 복귀 이후 최다 투구수이자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인 2021년 8월 22일(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이후 2년 8개월 만의 100구 이상 피칭이다.
“5회까지 80구 중후반 정도라 (6회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박승민) 코치님이 물어보긴 했지만 당연히 나간다고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말이다. “선발투수라면 당연히 그 정도는 던져야 한다. 상황이나 경기 흐름에 따라 당연히 던져야 하는 투구 수라 생각한다.”
한화가 4대 2로 앞선 7회부터 이민우로 투수를 바꾸면서, 류현진은 6이닝 2실점으로 이날의 임무를 마감했다. 한화는 7회말 공격에서 대거 4점을 더하면서 류현진 승리 보험에 보장성을 더했다. 경기는 초반 리드를 끝까지 잘 유지한 한화의 8대 2 완승으로 끝났다.
이날 류현진은 총 103구 가운데 52구를 패스트볼로 던졌다. 한화 측정 데이터 기준으로 최고 149km/h, 평균 145km/h가 나왔고 패스트볼 가운데 38구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전 경기보다 체인지업 구사율을 높이고 존의 높낮이를 활용하면서 효과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경기 후 류현진은 “초반부터 힘있게 승부했는데, 타자들이 대응을 잘한 것 같다. 매이닝 힘들었고 어려운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틀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지만 투구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류현진은 “오히려 이런 날 잘 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100승이란 게 좀 신경 쓰이긴 했지만, 편안하게 마음을 먹으려 했습니다. 대전 홈 팬들 앞에서 100승을 해서 더 뜻깊은 것 같습니다.” 경기 후 동료들이 준비한 축하 케이크와 물세례에 대해선 “한국에서는 처음 받아보는 축하였는데,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100승에 성공한 류현진은 이상군, 이상목, 이대진과 함께 역대 다승 부문 공동 30위가 됐다. 또 197경기 만에 100승을 달성하며 김시진(186경기), 선동열(192경기)에 이은 역대 최소경기 100승 3위 기록을 세웠다. 한화 소속으론 송진우, 정민철, 이상군, 한용덕에 이어 5번째 100승이다.
경기후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이 오늘 노련한 투구로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한 만큼 점점 더 좋은 모습으로 본인의 진가를 드러낼 것으로 믿는다.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박수를 보냈다.
류현진은 “오늘 승리와 데뷔 첫 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앞으로 욕심나는 타이틀로는 “한미 통산 200승은 빨리하고 싶다. 그것 하나만 남은 것 같다”고 당당하게 다음 목표를 밝혔다. 류현진은 이날 포함 한미 통산 178승을 기록 중이다. 이르면 내년 시즌 중에 200승 도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