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혐오 욕설' 보스턴 외야수, 2경기 출전 정지...사과 진정성 논란 계속 [춘추 MLB]
보스턴 레드삭스 제런 듀란,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2경기 출전 정지
[스포츠춘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의 외야수 제런 듀란(27)이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듀란은 지난 7월 9일(현지시간)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에서 6회 타석에 들어섰을 때 관중을 향해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발언은 중계방송을 통해 그대로 전파되었다.
레드삭스 구단은 사건 직후 MLB 사무국과 논의를 거쳐 듀란에게 2경기 출전 정지와 무보수 처분을 내렸다. 약 8,200달러에 해당하는 2경기 분 연봉은 성소수자 지원 단체인 PFLAG(부모, 가족, 친구 동성애자 연합)에 기부될 예정이다.
듀란은 10일 구단 홈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제게 실망했다는 팬들의 지적을 받았다"며 "제 행동에 대해 사과드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내내 야유를 보내는 팬이 있었고, 순간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며 "말하지 말았어야 할 단어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듀란의 사과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가 기자회견 당시 평소 즐겨 입는 'F— 'em'(그들을 X 해버려라)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듀란은 이 티셔츠를 정신 건강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 왔다고 설명해 왔지만, 이번 사건 직후 이 옷을 입고 나온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레드삭스의 알렉스 코라 감독은 "듀란이 실수를 저질렀고, 우리는 그를 돕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있다"며 "그룹으로서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 선수들이 그를 보는 시각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이그 브레슬로 레드삭스 최고야구책임자(CBO)는 "실망스럽고 절망스럽다"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리더로서의 듀란도 결함이 있다는 것을 본다. 우리 모두가 그렇다"고 말했다.
한편 듀란은 올 시즌 11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291, OPS(출루율+장타율) 0.853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해왔다. 또한 올스타전 MVP에 선정되는 등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레드삭스는 현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를 달리고 있으며, 와일드카드 3위와는 3경기 차이로 뒤져있는 상황이다. 팀의 주축 선수인 듀란의 2경기 결장은 팀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MLB는 매년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동안 모든 팀의 선수, 코치, 프런트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성, 평등, 포용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