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 경기 팀 5승 28패' 전 두산 플렉센은 2024 MLB 최악의 투수? [춘추 MLB]
KBO리그 출신 크리스 플렉센, 올시즌 최악의 성적으로 'Cy Yuk' 평가
[스포츠춘추]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크리스 플렉센(30, 시카고 화이트삭스)이 올시즌 메이저리그(MLB) 최악의 투수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유력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의 베테랑 기자 제이슨 스타크는 27일(현지시간) 2024 시즌 MLB 어워즈 예상 기사에서 플렉센을 아메리칸리그 최악의 투수로 꼽았다.
스타크 기자는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에 빗대어 'Cy Yuk'이라는 재치있는 표현을 사용하며 플렉센의 부진을 지적했다. 이는 실제 시상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닌, 기자의 풍자적 표현이다.
플렉센은 2020년 KBO 리그에서 맹활약한 뒤 MLB로 성공적으로 복귀했지만, 올 시즌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스타크 기자는 "플렉센이 선발 등판한 33경기에서 팀이 5승 28패를 기록했다"며 "이는 리그 최하위권을 맴도는 화이트삭스에서조차 믿기 힘든 성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5월 8일부터 9월 8일까지 4개월 동안 플렉센이 선발 등판한 21경기에서 팀이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타크 기자는 "현대 야구 역사상 21경기 연속 선발 등판에서 팀이 승리하지 못한 투수는 플렉센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플렉센의 최종 성적은 3승 15패, 평균자책 4.98이다. 시즌 막바지 9월 28일 에인절스전에서 6.1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추가했지만, 그 전까지는 2승 15패, 평균자책 5.15의 처참한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스타크 기자는 "1900년 이후 평균자책 5.15 이상, 승률 .118 이하(최소 17경기 이상 선발 등판)를 기록한 투수는 단 두 명뿐"이라며 "마이크 패럿(1980년, 1승 16패, 평균자책 7.28)과 짐 애보트(1996년, 2승 18패, 평균자책 7.48) 뿐"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플렉센이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는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스타크 기자는 "9월 28일 승리 전까지 플렉센의 유일한 2승이 모두 탬파베이를 상대로 거둔 것이다. 탬파베이전 2승 무패, 평균자책 0.82를 기록했지만 다른 팀들을 상대로는 0승 15패, 평균자책 5.49였다"면서 "플렉센을 절대 탬파베이로 트레이드하지 말라"고 비꼬았다.
플렉센의 부진은 화이트삭스의 부진과도 맞물렸다. 스타크 기자는 "아메리칸리그 센트럴 디비전 4개 팀이 시즌 종료 1주일을 앞두고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있었다"며 "이 팀들은 플렉센을 상대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플렉센은 디비전 상대팀과의 9경기에서 평균자책 5.73을 기록했고, 팀은 9전 전패했다.
그럼에도 스타크 기자는 플렉센의 정신력을 높이 평가했다. "시즌 내내 한 번도 등판을 거르지 않은 플렉센의 강인함과 성품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며 "팀이 그의 등판 경기에서 5승 28패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플렉센은 2020년 KBO 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21경기 8승 4패, 평균자책 3.01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주목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2년 475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며 MLB에 성공적으로 복귀했고, 첫 시즌 14승 6패 평균자책 3.61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쳐 올해 화이트삭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뒤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스타크 기자는 AL 최악의 투수 톱5로 1위 플렉센에 이어 2위 크레이그 킴브럴(볼티모어 오리올스), 3위 클레이 홈스(뉴욕 양키스), 4위 리드 디트머스(LA 에인절스), 5위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트윈스)를 꼽았다.
한편, 스타크 기자는 다른 주요 상에 대한 예상도 함께 발표했다. AL MVP로는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를, NL MVP로는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를 꼽았다. 특히 오타니에 대해 "53홈런, 56도루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50-50 클럽에 가입했다"며 "투수로서 올스타 선발,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마무리를 경험한 선수가 이런 성과를 낸 것은 믿기 힘들다"고 극찬했다.
AL 사이영상 후보로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타릭 스쿠발을 1순위로 꼽았다. 스타크 기자는 "스쿠발이 ERA, 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동시에 WHIP 1.00 미만, 9이닝당 탈삼진 10개 이상을 기록한 것은 역대 명투수들만이 해낸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NL 사이영상의 경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크리스 세일과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잭 휠러의 접전을 예고했다. 세일에 대해서는 "35세의 나이에 MLB 전체 1위의 승리, ERA, 탈삼진을 기록 중"이라며 "역대 투수 트리플 크라운 달성자들은 모두 사이영상을 수상했다"고 전망했다.
신인상의 경우 AL에서는 뉴욕 양키스의 루이스 길을, NL에서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폴 스킨스를 1순위로 꼽았다. 특히 스킨스에 대해 "22경기 등판 만에 167탈삼진, 평균자책 1.99를 기록 중"이라며 "현대 야구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신인 투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