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 롯데, '160km 괴물' 사사키 MLB 포스팅 허용...다저스·양키스 러브콜 [춘추 MLB]
지바 롯데, 23세 영건 사사키 포스팅 결정... 나이제한으로 계약금 제한 불가피
[스포츠춘추]
일본 야구의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3·지바 롯데 마린즈)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확정했다.
지바 롯데 마린즈는 9일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제프 파산(ESPN)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재능 있는 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사사키는 이번 포스팅을 통해 2025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다.
최대 관건은 나이다. 사사키는 만 23세로, 메이저리그 규정상 만 25세 미만 선수는 마이너리그 계약만 가능하다. 각 구단의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 한도는 최대 710만 달러(약 92억 원)에 불과하다. 구단들은 다른 팀의 계약금 한도를 트레이드로 확보해 최대 60%까지 늘릴 수 있지만, 그래도 금액이 제한적이다.
만약 2년을 더 기다렸다면 야마모토 요시노부(25·LA 다저스)처럼 대형 계약이 가능했다. 야마모토는 지난해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225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사사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스팅을 강하게 희망했고, 결국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
파산은 "사사키는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와 비슷한 경로를 밟게 될 것"이라며 "오타니는 2017년 23세의 나이로 LA 에인절스와 230만 달러(약 30억 원)에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포스팅 시기에 따라 사사키는 2024년 또는 2025년 국제 아마추어 계약 기간에 사인할 수 있다. 포스팅이 12월 중순 이후에 이뤄질 경우 2025년 1월 15일부터 시작되는 새 계약 기간에 사인이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모두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오타니, 야마모토가 있는 다저스가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된다. 하지만 파산은 "이미 두 명의 일본인 스타가 있어 현지 언론의 관심이 과도한 점은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츠와 컵스도 적극적으로 영입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구단 야구 운영 총괄은 "9월에 일본을 방문해 사사키의 투구를 지켜봤다"고 밝혔다. 양키스와 샌디에이고도 최근 몇 년간 아시아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온 팀이다. 포스팅이 진행되면, 구단들은 사사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비전을 제시할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다.
사사키는 고교 시절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2019년 일본 고교야구 최고 대회인 고시엔에서 8일 동안 500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 특히 12회까지 이어진 한 경기에서는 21탈삼진을 기록하며 194개의 공을 던지는 기염을 토했다.
2022년에는 19탈삼진 퍼펙트게임을 달성했고, 다음 등판에서도 8이닝 동안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멕시코전에서는 평균 구속 161.7km/h를 찍었다.
4시즌 동안 NPB에서 64경기에 선발 등판해 29승 15패 평균자책 2.10을 기록했다. 394.2이닝 동안 탈삼진 505개를 잡았고, 볼넷은 88개만 내줬다. 올 시즌에는 18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 2.35를 기록했다. 111이닝 동안 탈삼진 129개를 솎아내고 볼넷 32개, 홈런 2개를 허용했다.
다만 내구성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시즌 최다 투구 이닝이 129.1이닝(2022년)에 그쳤고, 올해는 사타구니 부상과 우측 팔 통증으로 시즌의 4분의 1을 결장했다. 또한 올 시즌에는 평균 구속이 시속 156km대로 다소 감소했다.
포스팅과 관련해 여러 NPB 관계자들은 ESPN에 "일본 구단들은 보통 선수가 그만한 '자격을 얻었다'고 판단할 때 포스팅을 허용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파산은 '사사키가 이전 포스팅 선수들에 비해 NPB 경력은 짧지만, 그의 잠재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최근 10년간 오타니를 비롯해 야마모토,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키쿠치 유세이(토론토), 스즈키 세이야(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등 NPB 출신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다. 사사키 역시 이들의 뒤를 이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