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 비하는 빙산의 일각이었네...약물 의혹까지 터진 EPL 심판의 추락 [춘추 EPL]
클롭 비하 발언으로 자격 정지된 EPL 심판 쿠트, 유로2024 약물 의혹 영상까지 공개돼 조사 받아
[스포츠춘추]
프리미어리그의 베테랑 심판 데이비드 쿠트(42)가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자격 정지를 당한 데 이어, 유로2024 기간 중 약물 의혹이 담긴 영상까지 공개되며 더 큰 위기에 처했다.
영국 심판기구 PGMOL은 13일(한국시간) "두 번째 영상 의혹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쿠트는 계속해서 자격 정지 상태를 유지하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그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 12일 SNS에 처음 유출된 1분 길이의 영상에서 시작됐다. 영상에서 쿠트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리버풀과 번리의 경기를 회상하던 중 "리버풀은 형편없었다(s***)"며 클롭에 대해 "그는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했고 나를 공격했다. 나는 그런 거만한 사람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클롭의 독일 국적을 언급하며 심한 비속어를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디 애슬레틱의 닉 밀러 기자는 "심판이 이런 거친 언행을 하는 모습은 마치 학교 선생님이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가 술을 마시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며 "논리적으로는 그들도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맥락이 너무 벗어나 있어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이틀 만에 더욱 악화됐다. 영국 선데이는 쿠트가 유로2024 포르투갈-프랑스전 VAR 판정 다음날인 7월 6일 UEFA 지정 호텔에서 백색 가루를 흡입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ESPN에 따르면 이 영상은 쿠트가 직접 촬영해 왓츠앱으로 지인에게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UEFA는 즉각 쿠트의 네이션스리그 VAR 배정을 취소했다. UEFA 대변인은 ESPN을 통해 "11일 부적절한 행동이 확인된 즉시 쿠트를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자격 정지했다"고 밝혔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도 별도의 조사에 착수했다. FA는 디 애슬레틱을 통해 "현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클롭의 국적을 비하하는 맥락으로 사용한 것이 FA의 차별 금지 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어 추가 제재가 예상된다.
쿠트는 노팅엄셔 출신으로 2010년 축구리그(EFL) 부심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2016년 챔피언십 주심으로 승격했고,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해 웨스트브롬위치와 뉴캐슬의 경기를 맡았다. 가장 큰 경기는 202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뉴캐슬의 리그컵 결승전이었다.
그는 리버풀과 특히 인연이 깊다. 2020년 10월 리버풀과 에버턴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VAR을 맡았을 때는 조던 피크포드의 비르힐 반 다이크 부상 플레이를 제대로 판정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반 다이크는 이 부상으로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어 시즌 아웃되고 유로2020까지 놓쳤다.
디 애슬레틱은 "심판도 인간인 만큼 개인적인 감정이나 선호가 있을 수 있지만, 경기장에서는 이를 완전히 배제하고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사건으로 심판 판정에 대한 음모론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밀러 기자는 "클롭이 심판들에게 친절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부심들에게 자주 고성을 질렀고, 한번은 심판 앞에서 너무 과도한 골 세리머니를 하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 대우를 받은 심판이 사적인 자리에서 비난하는 말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발언 자체가 아니라 판정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라고 지적했다. "공정한 판정을 하는 것만큼이나 공정해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리버풀 관련 그의 모든 과거 판정이 의심받게 된 것은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리버풀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리버풀이 팬들의 환심을 살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이 사건을 더 악화시키지 않기로 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