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선수와 경기 못해"...미국 대학 배구팀 선수들, 리그 상대 소송 [춘추 발리볼]
대학 여자배구팀 주장·코치 등 "페어플레이 위반" 주장하며 긴급 가처분 신청...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 자격 박탈 요구
[스포츠춘추]
최근 스포츠계를 뒤흔든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 논란이 법정으로 번졌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미국 산호세주립대학교 여자배구팀 주장 브룩 슬러서와 멜리사 배티-스무스 코치 등이 마운틴웨스트 콘퍼런스와 글로리아 네바레스 커미셔너를 상대로 콜로라도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컨퍼런스 토너먼트에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을 막아달라며 긴급 가처분을 신청했다.
원고 측은 학교와 컨퍼런스가 여자 스포츠팀에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을 허용함으로써 미국 헌법과 타이틀나인(성차별 금지 교육법 수정안)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타이틀나인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교육기관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으로, 여성의 스포츠 참여 기회를 보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또한 이에 대해 항의하는 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고 덧붙였다.
논란은 지난 9월 격화됐다. 2023시즌을 앞두고 산호세주립대로 이적한 슬러서가 NCAA의 트랜스젠더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연방 소송에 합류하면서다. 슬러서는 자신의 룸메이트이자 팀 동료가 "생물학적 남성이었으나 현재는 트랜스젠더 여성"이라며 이 사실을 4월 대화 중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서던유타, 보이시스테이트, 유타스테이트, 와이오밍, 네바다 등 5개 학교가 산호세주립대와의 경기를 포기했다. 마운틴웨스트는 9월 27일 급히 트랜스젠더 선수 관련 정책을 추가했고, 경기 기피 시 몰수패 처리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리아 네바레스 커미셔너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선수는 출전 자격을 충족했다"며 "팀이 경기를 치르지 않으면 몰수패로 처리된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학교 당국이 4월 회의에서 선수들에게 동료의 성 정체성에 대해 팀 외부에서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슬러서가 처음 이 사실을 공개했을 때는 "학교나 NCAA를 비방하는 발언은 입학 동의서 위반이며 장학금 지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전 산호세주립대 선수 엘 패터슨과 앨리사 스가이도 원고로 참여했다. 이들은 트랜스젠더 선수와 같은 포지션이었는데 출전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해 장학금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패터슨은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어 팀을 떠났고, 스가이는 전학을 선택했다.
배티-스무스 코치는 10월 29일 학교와 컨퍼런스, NCAA에 타이틀나인 위반 제소를 했고 호주 매체와 인터뷰도 했다. 며칠 뒤 학교로부터 정직 처분을 받았다.
NCAA는 2022년 채택한 트랜스젠더 참가 정책에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가 1년간의 테스토스테론 억제 치료를 마치고, 정규시즌 전 해당 종목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기준을 충족하면 여자팀에서 뛸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