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KIA 김도영, 압도적 지지로 2024 MVP 수상...신인왕은 김택연 [춘추 이슈]

101표 중 95표 득표한 KIA 김도영, 두산 김택연 93표로 신인왕

2024-11-26     배지헌 기자
김도영의 MVP 세리머니(사진=KIA)

 

[스포츠춘추]

'누가'가 아닌 '몇 표'와 '만장일치' 여부가 최대 관심사였다. 2024시즌 KBO 시상식의 백미인 MVP와 신인상은 일찌감치 결론이 났다는 평가였다. KIA 김도영의 MVP와 두산 김택연의 신인상 수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관건은 1982년 OB 박철순 이후 42년 만의 만장일치 MVP가 나올지 여부였다.

11월 26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 예상은 적중했다. 다만 만장일치는 나오지 않았다. 김도영이 기자단 101표 중 95표를, 김택연이 93표를 쓸어담으며 각각 MVP와 신인왕을 차지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두 선수의 2024시즌은 화려했다. 김도영은 타율 0.347에 38홈런-40도루를 작성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괴물 타자'로 거듭났다. 141경기에서 189안타를 터트리고 109타점을 쓸어담았다. 특히 143득점으로 서건창이 보유한 단일시즌 최다 득점 기록(135득점)을 10년 만에 갈아치웠다.

2022년 1차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한 김도영의 성장세는 가파랐다. 첫해 타율 0.237로 고전했고, 지난해엔 부상으로 84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 이범호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4월에 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했고, 7월엔 4타석 연속 안타-2루타-3루타-홈런을 터트리며 역대 두 번째 사이클링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수상 소감에서 김도영은 “그런 날이 있잖아요. 앞이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날이...그런 날들이 입단하고 숱하게 있었다"면서 "그때 누군가 ‘너를 믿어라. 나중에는 누군가 너를 보고 위안을 얻을 거다’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힘든 순간에 있는 분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신인왕을 수상한 김택연(사진=두산)

마운드의 신성 김택연도 눈부신 한 해를 보냈다. 고졸 루키는 60경기에서 3승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 2.08을 찍으며 두산의 새로운 마무리로 자리잡았다. 특히 19세이브는 2006년 롯데 나승현이 세운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16개) 기록을 18년 만에 갈아치운 대기록이다.

"열아홉 살답지 않은 투구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택연은 "그 생각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황영묵(한화·3표), 정준재·조병현(SSG·2표), 곽도규(KIA·1표)를 큰 차이로 제친 압도적인 지지가 그의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증명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베테랑의 저력도 빛났다. SSG 노경은은 38홀드로 40대 선수 최초의 타이틀홀더에 등극했다. "22년이 걸렸다"며 감격스러워한 노경은은 "후배들에게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두산 조수행은 64도루로 구단 새 기록을 쓰며 도루왕에 올랐고, LG 홍창기는 0.447의 출루율로 2년 연속 출루율상을 거머쥐었다. NC 맷 데이비슨은 리그 유일의 40홈런(46개)을 작성하며 홈런왕에 등극했다. KIA 정해영은 31세이브로 구원왕을 차지했다.

김도영의 MVP 수상으로 KIA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통산 10번째 MVP를 배출, 9회의 삼성을 제치고 리그 최다 MVP 배출 구단이라는 새 역사도 썼다. MVP 트로피와 함께 The Kia EV9을 부상으로 받은 김도영은 앞서 30홈런-30도루 달성으로 받은 EV6에 이어 올해만 두 대의 차량을 선물 받는 기쁨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