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승강권' 위기의 레스터시티, 'PSV 우승 경험' 반 니스텔로이 감독 선임 임박 [춘추 EPL]
레스터시티, 강등권 탈출 위해 반 니스텔로이 영입 추진...무상 계약으로 재정 부담 최소화
[스포츠춘추]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적인 골잡이 루드 반 니스텔로이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의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될 전망이다. 반 니스텔로이는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임시감독을 맡았던 경력이 있다.
현재 강등권 위기에 처한 레스터시티는 지난 주말 첼시전 패배 이후 스티브 쿠퍼 감독을 경질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구단은 그레이엄 포터와 카를로스 코르베란 등을 영입 후보로 검토했으나, 재정적 제약으로 인해 현재 무소속인 반 니스텔로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레스터시티가 이미 반 니스텔로이와 긍정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계약 세부사항에 대한 조율이 남아있어 이번 주말 브렌트포드와의 원정경기 전까지 계약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 니스텔로이의 지도자 경력은 그리 길지 않다. PSV 에인트호벤에서 2022-23시즌 한 시즌을 이끌며 네덜란드 컵 우승을 이끌었고, 올 시즌 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에릭 텐 하흐 감독 경질 후 임시감독을 맡아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했다.
디 애슬레틱의 롭 태너 기자는 "반 니스텔로이의 PSV 시절 팀 스타일을 살펴보면 레스터시티에 적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PSV는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으며, 유럽 상위 7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득점 기대치를 기록했다.
레스터시티의 이번 감독 선임은 구단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결정이다. 태너 기자는 "레스터시티가 2년 만에 다시 강등될 경우 재정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레스터시티는 현재 프리미어리그의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PSR) 준수 여부를 두고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PSR은 구단이 3년간 최대 1억500만 파운드(약 1,740억원)까지 손실을 허용하는 규정이다.
태너 기자는 "2022-23시즌 강등 당시 레스터시티는 프리미어리그의 PSR 위반 판정을 받았으나, 이미 2부리그로 강등됐다는 이유로 항소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잉글랜드축구리그(EFL)는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의 PSR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며 선수단 규모 축소와 선수 매각을 포함한 경영 개선안 수용을 요구했다. 이에 레스터시티는 지난 3월 EFL과 프리미어리그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태너 기자는 "올 시즌 다시 강등될 경우 EFL이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어 구단의 미래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이는 레스터시티가 고액 연봉의 감독 영입을 피하고 반 니스텔로이를 선택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레스터시티는 리그 16위로 강등권과 승점 1점 차이다. 반 니스텔로이가 부임할 경우 브렌트포드, 웨스트햄, 브라이턴, 뉴캐슬, 울버햄프턴과의 경기를 연달아 치러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반 니스텔로이가 맨유 임시감독 시절 레스터시티를 상대로 리그컵에서 5대 2, 리그에서 3대 0으로 승리를 거뒀다는 것이다. 이 경기들을 통해 레스터시티 고위층은 그의 지도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레스터시티 선수들은 지난 주말 코펜하겐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가졌는데, 한 나이트클럽에서 "엔조, 보고 싶다"라는 문구 앞에서 춤추는 모습이 촬영돼 화제가 됐다. 이는 첼시로 이적한 전임 엔조 마레스카 감독을 그리워하는 뜻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