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종범' 생각나네...라쿠텐 다쓰미 '황금인간' 변신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 화제 [춘추 NPB]

4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 다쓰미, 전신 금칠 파격 변신...한국의 '금종범' 연상케하는 퍼포먼스로 웃음 만발

2024-12-03     배지헌 기자
일본판 금종범 다쓰미 료스케(왼쪽)가 골든글러브를 손에 들고 포즈를 취했다(사진=라쿠텐)

 

[스포츠춘추]

마치 전설의 '금종범'을 보는 듯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수비 달인 다쓰미 료스케(라쿠텐 골든이글스)가 황금인간 변신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빛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지난달 28일 도쿄에서 열린 미쓰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다쓰미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금색으로 치장한 모습으로 등장해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1994년 한국 야구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이종범의 '금종범' 사진을 연상케 했다. 이종범은 그해 MVP, 골든글러브, 타격왕, 도루왕을 석권한 뒤 신년 특집 화보 촬영을 위해 전신에 금칠을 하고 촬영에 임했다.

다쓰미의 이번 퍼포먼스는 2년 전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는 2022년 시상식에서 "다음에는 위아래 모두 금색 수트를 입고 오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에는 순백색 턱시도를 입었지만, 올해는 드디어 그 약속을 실천했다.

금색 스팽글이 달린 정장을 입은 것은 물론, 얼굴과 머리카락, 손가락 끝까지 금색 분장을 한 다쓰미는 "메이크업에 약 1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반사 때문에 금색으로 보이는 것일 뿐, 평소와 다름없다"며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닛칸스포츠는 '외야수 부문 수상자로 단상에 오른 다쓰미 옆에 섰던 세이부의 겐다와 소프트뱅크의 슈토가 쓴웃음을 지었다'고 전했다.

이날 4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다쓰미는 "내년에는 다른 수상자들도 모두 나처럼 금색을 칠하고 오기 바란다"며 내년 시상식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다쓰미가 시상식의 딱딱한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다"고 밝혔다며 "관계자들이 마련해준 특별한 날에 감사하다는 마음도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

NPB 어워즈에서도 다쓰미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최다 안타상 수상 때는 사무라이 복장으로, 외야수 시즌 최다 어시스트(397개) 기록에 대한 특별상 수상 때는 '잭 더 리퍼' 코스프레로, 베스트나인 수상 때는 갑옷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현역 시절 튀는 퍼포먼스로 이름을 날렸던 츠요시 신조 감독은 다쓰미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좋다고 생각한다. 결과를 내고 있으니까 무엇을 하든 상관없다"며 "자신에게 프레셔를 주는 것 같다. 야구로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다쓰미는 14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4, 158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