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박정민 주연-배구계 스타 총출동, 영화 '1승' 개봉...대한민국 최초 배구영화 [춘추 발리볼]

승률 바닥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가 만드는 기적...김연경·김세진 등 배구계 스타들 총출동

2024-12-04     배지헌 기자
송강호 주연의 영화 '1승'이 개봉한다(사진=영화 '1승' 스틸컷)

 

[스포츠춘추]

"그래도 한 번은 이기겠죠?" 한국 최초의 배구 영화가 마침내 스크린에 등장했다. 송강호와 박정민이 이끄는 영화 '1승'이 4일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했다.

실력도, 팀워크도 바닥을 친 프로 여자배구단의 첫 승리를 향한 도전을 그린 '1승'은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배구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국가대표', 핸드볼을 다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다양한 스포츠 영화가 있었지만, 배구를 소재로 한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연배우 송강호는 평균 승률 10% 미만의 파란만장한 이력을 지닌 배구선수 출신 감독 '우진' 역을 맡았다. 파직, 파면, 파산, 퇴출, 이혼까지 인생에서도 '패배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우진은 해체 직전의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의 감독직을 제안받는다.

에이스 선수의 이적으로 전력이 약화된 '핑크스톰'은 새로운 구단주 '정원'(박정민)의 등장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정원은 팀이 시즌 중 단 한 번이라도 승리하면 추첨을 통해 상금 20억 원을 팬들에게 나누어주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건다.

영화는 과거 한국 스포츠 영화가 빠졌던 함정인 신파 대신 배구의 전략과 기술적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분석해 포지션을 정하는 과정, 상대 선수들의 습관을 파악해 전술을 수립하는 과정이 묘사된다. 특히 파이브스타즈와의 경기에서는 서브부터 득점까지의 과정을 원테이크로 촬영해 생동감을 더했다. 제작진이 배구라는 종목에 애정을 갖고 열심히 공부한 흔적이 영화 곳곳에서 나타난다.

장윤주(수지 역), 이민지(유키 역) 등 16명의 배우들은 수개월간 집중 배구 훈련을 받았다. 전 국가대표 한유미와 이숙자가 배우들의 코치를 맡았으며, 두 사람은 각각 블랙퀸즈의 에이스 유라와 해설위원으로 영화에도 출연했다. 또 스포츠 전문 캐스터 이동근(KBS N 스포츠)도 특별출연해 현장감을 불어넣었다.

V리그를 대표하는 '배구 여제' 김연경이 카메오로 등장하고, 1990년대 남자배구 전성기를 이끈 김세진 한국배구연맹 본부장과 신진식 전 삼성화재 감독이 상대팀 감독으로 출연해 작품의 리얼리티를 높였다. 포항시체육회, 대구시청, 수원시청, 양산시청 등 실제 배구단 소속 선수들도 대거 참여했다.

김세진 본부장은 "배구 영화가 제작된 것 자체로도 감사한데, 출연까지 하게 되어 영광이다.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유쾌한 영화"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유미 KBS N 해설위원은 "실제 배구장을 찾으시면 더 생동감 있는 경기를 보실 수 있다"며 관객들의 배구장 방문도 독려했다.

'1승'은 제52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한국배구연맹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V리그 최초 승리팀을 맞히는 퀴즈'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