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신념이냐 성소수자 포용이냐...맨유 마즈라위, 무지개 유니폼 착용 거부 파문 [춘추 EPL]
맨유·입스위치 무슬림 선수들 성소수자 연대 거부...게히는 무지개 완장에 종교 문구 써 새 논란
[스포츠춘추]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 '종교적 신념'과 '성소수자 포용'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의 성소수자 지지 캠페인 불참으로 촉발된 논란은 축구계 전반으로 확산되며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아담 크래프턴 기자는 "맨유 선수들이 에버턴전을 앞두고 성소수자 연대를 상징하는 아디다스 단체복 착용을 포기했다"며 "수비수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무슬림 신앙을 이유로 착용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프리미어리그는 11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2024 레인보우 레이스'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이 기간 각 팀 주장들은 무지개 완장을 착용한다. 맨유는 지난 2시즌 동안 이 캠페인 기간에 성소수자 연대를 상징하는 디자인의 유니폼으로 웜업을 하고 입장해왔으나, 올해는 마즈라위의 거부로 전체 선수의 착용이 취소됐다.
이 같은 갈등은 다른 구단에서도 나타났다. 입스위치 타운의 주장 샘 모르시도 종교적 이유로 무지개 완장 착용을 거부했다. 구단은 "종교적 신념에 따른 모르시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한편 크리스탈 팰리스의 주장 마크 게히는 무지개 완장에 '나는 예수를 사랑한다'라는 문구를 써 새로운 논란을 일으켰다. ESPN은 "FA 유니폼 규정상 종교적 메시지 표시가 금지돼 있으나, 게히는 공식 제재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맨유의 유니폼 제작사 아디다스는 이번 사태에 실망감을 표명했다. 양측의 후원 계약은 10년간 9억 파운드 규모다.
마즈라위는 이전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유사한 논란을 겪었다. 지난해 5월 바이에른 팬들은 "모든 색깔은 아름답다. 툴루즈, 뮌헨, 그리고 어디서든. 우리의 가치를 존중하라, 마즈라위!"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맨유는 성명에서 "우리는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배경의 팬들을 환영하며, 다양성과 포용의 원칙을 강하게 지지한다"면서도 "선수들은 종교와 관련해 개인적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