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노장 스가노, 빅리그 꿈 이뤘다...볼티모어와 1년 1300만 달러 계약 [춘추 MLB]

요미우리 자이언츠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1년 1300만 달러 계약

2024-12-17     배지헌 기자
스가노 도모유키(사진=MLB.com)

 

[스포츠춘추]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간판 투수 스가노 도모유키(35)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1년 1300만 달러(약 169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17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스가노가 오리올스와 계약했다"며 "1년 1300만 달러 규모"라고 보도했다. 오리올스 구단도 공식 SNS를 통해 "스가노를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스가노는 요미우리에서 통산 276경기에 등판해 136승 74패, 평균자책 2.43을 기록한 일본 리그 정상급 투수다. 특히 올 시즌에는 24경기에서 15승 3패, 평균자책 1.67의 호투를 펼쳤다. 156.2이닝 동안 삼진 111개를 솎아내며 볼넷은 16개만 허용하는 등 탁월한 제구력을 자랑했다.

스가노는 2017년과 2018년 일본판 사이영상인 사와무라상을 수상했고, 2020년 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나이가 30대에 접어들어 빅리그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듯 보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꿈의 무대에 서게 됐다.

시속 148km 안팎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터,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변화구가 스가노의 주무기다. 올 시즌 투구 중 약 3분의 2가 변화구일 정도로 기교파 투수의 면모를 보였다. 이는 최근 포심 패스트볼 비율이 줄어들고 변화구 비중이 커지는 메이저리그의 흐름과도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볼티모어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91승 71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에이스 코빈 번스가 FA 시장에 나가면서 사실상 결별이 유력한 상황이다. 또다른 주축 선발투수 카일 브래디시와 타일러 웰스도 팔꿈치 수술로 장기 이탈이 예상돼 선발진에 큰 구멍이 뚫렸다.

볼티모어는 잭 에플린, 그레이슨 로드리게스, 딘 크레머와 함께 스가노를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리올스의 2025시즌 예상 연봉 총액은 약 1억1000만 달러(1430억원)로, 스가노 영입과 타일러 오닐과의 3년 4950만 달러(643억5000만원) 계약을 포함한 총액이다.

한편 볼티모어 홈구장 캠든 야드는 내년 시즌부터 좌측 외야 펜스가 최대 20피트(약 6m) 안쪽으로 이동해 투수에게 더욱 불리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ESPN 제프 파산 기자는 "스가노는 올 시즌 51.1%의 높은 땅볼 비율을 기록한 투수"라는 점을 들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