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자리 만들어서 추신수 꽃길 깔아준 SSG, 구단주 보좌역+육성총괄 선임 [춘추 이슈]
SSG, 추신수에 KBO리그 최초 '구단주 보좌역' 직책 신설...연봉 없는 무보수 조건, 육성총괄 겸직으로 구단 핵심 보직 부여
[스포츠춘추]
구단주가 가장 사랑한 선수는 은퇴 후에도 꽃길만 걷는다. SSG 랜더스가 27일(금) "추신수 선수를 구단주 보좌역(겸 육성총괄)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추신수는 KBO리그 최초로 구단주 보좌역이라는 직함을 갖게 된 것은 물론, 구단 내 조직도에 없는 육성총괄 자리까지 차지했다.
SSG 구단은 추신수의 선임 배경에 대해 "평소 선수단과 프런트에 1,2군 발전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려는 이타적 자세를 높게 샀다"고 설명했다. 특히 "솔선형 리더십으로 선수단 내 신뢰가 두텁고 소통 능력도 우수하다"며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 프런트, 코치 등 다양한 실무자와의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그동안 쌓아온 자산을 활용해 팀 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추신수의 새 역할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구단은 "추신수 보좌역이 은퇴 후 여러 가지 진로를 놓고 고민해 왔고, 고심 끝에 구단의 제안을 수락해 프런트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됐다"며 "구단과의 협의 과정에서 보직과 관련한 보수는 받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포부를 밝히며 "구단주 보좌와 육성총괄이라는 중책을 맡겨 주신 구단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KBO리그 최초의 직함으로 다시 한번 한국프로야구 발전과 SSG랜더스의 일원으로 함께 일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돼 많이 설렌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1군과 2군 선수단의 가교역할뿐만 아니라 구단의 선수 운영에 대한 의견도 적극 개진하는 등 맡은 바 소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배움과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SSG의 이번 인사가 추신수를 위한 '맞춤형 자리 만들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SSG는 지난 2022년 12월 김성용 전 야탑고 감독을 영입하면서 기존 육성팀장 보직을 R&D센터장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김 전 감독은 이후 단장으로 승진했다가 여러 논란 끝에 구단을 떠났다.
구단주 보좌는 기존 KBO리그에는 없었던 보직이며, 육성총괄도 SSG 기존 조직도에 없었던 자리로 R&D센터장과 역할이 겹치는 면이 있다. 이에 구단주가 총애하는 선수의 은퇴 후 진로를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