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니맨 방출선수→6000만 달러 대박' 애슬레틱스 브렌트 루커의 인생 역전 [춘추 MLB]
구단 역사상 두 번째 규모 장기계약 체결...늦깎이 타자의 극적인 성공 스토리
[스포츠춘추]
누가 애슬레틱스를 구두쇠 구단, 가난뱅이 구단이라고 했나.
애슬레틱스가 1월 7일(한국시간) 간판타자 브렌트 루커(30)와 5년 6000만 달러(840억원) 규모의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옵션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9000만 달러(1260억원)까지 늘어나는 초대형 계약이다.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루커가 애슬레틱스의 라스베이거스 이전이 예정된 2028년까지 계약이 보장된 유일한 선수"라며 "초반 3년간 3000만 달러를 받고, 6년차 옵션은 2200만 달러에 1000만 달러까지 추가될 수 있다"고 세부 조건을 전했다.
이번 계약으로 루커는 극적인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2020년 미네소타에서 데뷔한 루커는 애슬레틱스 합류 전까지 전형적인 AAAA급 저니맨 선수였다. 2022년 샌디에이고와 캔자스시티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채 방출대상선수(DFA) 신분이 됐고, 웨이버로 애슬레틱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만년 리빌딩팀 애슬레틱스가 루커에겐 기회의 땅이 됐다. 풀타임 빅리거 기회를 잡은 루커는 2023년 30홈런을 터뜨렸고, 지난해에도 타율 0.297, 39홈런, 112타점으로 MVP 투표 10위에 오르는 활약을 펼쳤다. 올해 연봉조정을 통해 500만 달러(70억원) 수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그는, 이번 계약으로 연평균 1200만 달러(168억원)를 받게 됐다.
짠돌이 구단 이미지를 벗고 지갑을 연 애슬레틱스의 변화도 주목된다.애슬레틱스는 이번 겨울 루이스 세베리노와 3년 6700만 달러(938억원) 계약을 맺었고, 탬파베이에서 제프리 스프링스도 영입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의 제소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파산 기자는 "애슬레틱스는 수익 공유금의 1.5배 이상을 연봉으로 지출해야 한다. 이는 약 1억500만 달러(147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오클랜드에서 마지막 시즌을 마친 애슬레틱스는 2025년부터 3년간 새크라멘토에서 임시로 경기를 치른 뒤 라스베이거스로 이전할 예정이다. 디 애슬레틱은 "7월 트레이드 데드라인에서도 루커 이적설이 나왔지만, 구단이 이를 거부했다"며 "이번 계약은 새로운 도시에서의 재건을 위한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ESPN의 브래드포드 둘리틀 기자는 "존 피셔 구단주에 대한 팬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이번 계약은 구단의 새로운 의지를 보여준다"며 "특히 30세의 늦깎이 선수에 대한 과감한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마크 캇세이 감독은 "루커는 지난 2년간 우리 타선의 중심이었다"며 "그의 장기 계약은 팀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