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NFL은 수익 절반 나눠갖는데..." 호주오픈 '역대급 상금'에도 선수들이 뿔난 이유 [춘추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매년 최고 상금 갱신에도 선수 수익 배분율은 12~20%에 그쳐

2025-01-10     배지헌 기자
테니스 수익 분배 제도에 불만을 표한 조코비치(사진=호주오픈 SNS)

 

[스포츠춘추]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가 매년 '역대 최고 상금'을 내걸고 있지만, 정작 선수들의 수익 배분율은 미국 프로스포츠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테니스 전문기자 매튜 푸터만은 1월 10일(한국시간) 테니스 메이저대회의 수익 구조를 심층 분석했다. 4대 메이저대회의 연간 총수입은 15억 달러(2조1000억원)에 달하지만,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2억5000만 달러(3500억원)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오는 14일 개막하는 2025 호주오픈은 총상금 5900만 달러(826억원)를 내걸었다. 지난해보다 620만 달러(87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그러나 이는 대회 주최측인 테니스 오스트레일리아 전체 수입의 15~20%에 불과하다.

US오픈의 경우 이 비율이 더 낮다. 2023년 대회는 총수입 5억1400만 달러(7196억원) 중 6500만 달러(910억원)만 상금으로 지급해 그 비율이 12%에 그쳤다.

이는 다른 프로스포츠와 큰 차이를 보인다. 프로테니스선수협회(PTPA) 공동 설립자인 노박 조코비치는 "NFL, NBA, MLB 등 미국 주요 프로스포츠는 수익의 50%를 선수들과 나눈다"며 "테니스는 이보다 훨씬 적다"고 지적했다.

메이저대회 주최측은 '비영리 단체'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 테니스 오스트레일리아의 대런 피어스 대변인은 "주니어 육성과 시설 투자, 소규모 대회 지원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상금 인상 속도가 수입 증가율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윔블던을 주최하는 올잉글랜드클럽은 메이저대회 총상금이 2022년 2억900만 달러에서 2024년 2억5400만 달러로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US오픈도 1회전 탈락 상금을 10만 달러(1억4000만원)로 올리는 등 처우 개선을 강조했다.

반면 ATP·WTA 투어는 더 높은 수익 배분율을 보인다. ATP 투어의 마스터스1000 시리즈는 상금 외에도 수익의 50%를 선수들과 나눈다. WTA 투어는 이보다 낮지만 25~40% 수준으로 추정된다.

PTPA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식스 킹스 슬램'과 같은 비공식 대회들이 메이저대회의 독점적 지위에 도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처음 열린 식스 킹스 슬램은 우승 상금으로 600만 달러(84억원)를 내걸어 주목받았다.

메이저대회와 투어 측은 "현 체제가 글로벌 스포츠로서의 테니스 발전을 위한 최선"이라고 반박한다. 조코비치는 테니스의 특수성을 인정하면서도 "메이저대회가 연금이나 보너스 등을 제공하지 않는 만큼, 현재보다 더 높은 수익 배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