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NFL·비욘세 쇼 성공...넷플릭스의 ESPN 반대 전략, 스포츠 중계 '새 공식' 쓴다 [춘추 이슈]

넷플릭스, 스포츠 이벤트 중심 전략으로 구독자 3억명 돌파...시가총액 3700억 달러

2025-01-23     배지헌 기자
넷플릭스의 스포츠 다큐멘터리 스타팅 5 (사진=넷플릭스)

 

[스포츠춘추]

글로벌 스트리밍 공룡 넷플릭스가 'NFL 크리스마스데이' 중계와 비욘세 하프타임쇼로 대성공을 거두며 스포츠 중계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4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신규 가입자가 1890만명 증가해 전체 구독자 수가 3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2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에 힘입어 23일 오전 넷플릭스 주가는 14% 급등했으며, 시가총액은 3700억 달러(518조원)를 돌파했다.

시장조사기관 안테나(Antenna)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NFL 중계 기간 65만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 특히 제이크 폴과 마이크 타이슨의 복싱 경기는 140만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를 끌어들이며 스포츠 콘텐츠의 파급력을 입증했다.

넷플릭스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규모 정규 시즌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며 "놓칠 수 없는 특별한 이벤트 프로그램 제공이 우리의 라이브 중계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규시즌 중계권 확보에 연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ESPN과는 정반대의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넷플릭스는 이미 WWE의 월요일 밤 생중계 프로그램 독점 중계권을 100억 달러(14조원)에 확보했으며, 2027년과 2031년 FIFA 여자월드컵 방송권도 획득했다. UFC는 여러 사업자에게 중계권을 분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디 애슬레틱이 협상 내용을 전달받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SPN이 보유한 UFC 독점 중계권은 내년 말 만료된다.

넷플릭스의 크리스마스 NFL 중계는 스트리밍 플랫폼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넷플릭스가 슈퍼볼급 제작진을 투입해 별도로 제작한 비욘세의 하프타임쇼는 풋볼 경기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으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디 애슬레틱은 "현재 리그들이 넷플릭스를 더 필요로 하게 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며, 이는 전통 방송사들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ESPN, FOX, NBC, CBS 등 전통 방송사들이 NFL 중계권을 잃으면 큰 타격을 입겠지만,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시즌2와 같은 자체 제작 콘텐츠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넷플릭스는 2025년에도 크리스마스데이 NFL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토요일 밤의 풋볼' 중계일과 겹친다. 업계는 넷플릭스가 NFL이 정규시즌 17경기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 중인 '제18경기' 패키지나 국제 중계권 패키지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3700억 달러의 시가총액과 3억명의 글로벌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는 '특별 이벤트' 성격의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서 압도적인 구매력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넷플릭스의 독보적인 규모가 사업 재투자를 위한 재정적 역량을 창출하고 있다"며 "스포츠 중계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