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을 기다렸다" 매디슨 키스, 세계 1위 사바렌카 꺾고 호주오픈 정상...첫 메이저 우승 [춘추 테니스]
시비옹테크, 리바키나에 이어 사바렌카까지 잡고 우승
[스포츠춘추]
"이 순간을 너무나 오래 기다렸습니다."
매디슨 키스(29·미국)가 마침내 그랜드슬램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키스는 1월 26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아리나 사바렌카(벨라루스)를 세트스코어 2대 1(6-3 2-6 7-5)로 제압했다.
이로써 키스는 프로 데뷔 16년 만에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크리스 에버트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10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키스는 14세의 나이로 WTA 투어 첫 승을 거두며 일찍이 주목받았다. 2017년 US오픈 결승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으나, 당시 슬론 스티븐스에게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우승 여정도 험난했다. 3회전부터 다니엘 콜린스, 4회전에서 엘레나 리바키나, 8강에서 엘리나 스비톨리나 등 전·현직 톱10 선수들을 연파했다. 준결승에서는 매치포인트까지 몰렸다가 극적으로 시비옹테크를 제압했고, 결승에선 2연패를 노리던 사바렌카의 기세를 꺾었다.
결승전은 대접전이었다. 키스는 1세트에서 86%의 높은 첫 서브 성공률을 보이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2세트에서 사바렌카가 반격에 성공했고, 3세트는 5-5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결국 키스가 마지막 게임에서 상대 서브를 브레이크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우승 직후 키스는 "울 것 같다"며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메이저 대회 우승을 못하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살았다"며 "이제는 그랜드슬램 우승과 관계없이 내 커리어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됐고, 그래서 오히려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패한 사바렌카는 "3세트에서야 진짜 테니스 경기가 시작됐다"며 "대단한 것을 이룰 뻔했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힘든 패배 뒤에는 좋은 승리가 온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한편 키스는 1975년 공식 랭킹 제도 도입 이후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세계 1, 2위를 모두 물리치고 우승한 10번째 선수가 됐다. 앞서 트레이시 오스틴, 하나 만들리코바, 슈테피 그라프, 세리나·비너스 윌리엄스, 제니퍼 캐프리아티, 저스틴 에넹, 마리아 샤라포바,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가 이 기록을 달성했다. 호주오픈 기준으로는 2005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20년 만의 위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