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들 "샐러리캡 도입" vs 선수노조 "절대 불가"...MLB 노사갈등 폭발 조짐 [춘추 MLB]

구단주들 샐러리캡 도입 논의 착수...2026년 총재-선수노조 '피 말리는 대결' 예고

2025-02-06     배지헌 기자
맨프레드 커미셔너(사진=MLB.com)

 

[스포츠춘추]

연봉 상한제(샐러리캡) 도입을 둘러싼 메이저리그 구단과 선수노조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디 애슬레틱의 에반 드렐릭 기자는 6일(한국시간) "이번 주 플로리다에서 열린 구단주 회의에서 샐러리캡 도입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고 보도했다.

구단주들은 2026시즌 종료 후 만료되는 노사협약(CBA) 개정을 앞두고 샐러리캡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회의 참석자는 "모든 구단주가 비용 억제를 위해 샐러리캡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이라면서도 "일부는 선수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인한 장기 파업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LA 다저스의 천문학적 지출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다저스는 2025시즌 사치세 기준 연봉 총액이 3억5300만 달러(4942억원)에 달한다. 지난겨울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한 데 이어 올겨울에도 블레이크 스넬, 사사키 로키, 태너 스콧까지 대어급 선수들을 모두 데려왔다. 다저스의 과감한 투자는 다른 구단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MLB 구단 매각을 중개하는 앨런 & 컴퍼니의 스티브 그린버그는 "연봉 상한제가 없는 한 MLB 구단 가치는 NFL과 NBA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신임 구단주 데이비드 루빈스타인도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야구에도 연봉 상한제가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후안 소토와 15년 7억6500만 달러(1조710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뉴욕 메츠의 데이비드 스턴스 구단 사장 역시 "구단 간 지출 격차를 줄이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이러한 대립 구도 속에서 중도적 입장을 취했다. 맨프레드는 "후임자에게 선수들과의 협력 관계가 잘 구축된 상태로, 야구의 발전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면서도 "이는 매우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어떤 특정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맨프레드가 2021-22년과 같은 비시즌 중 직장폐쇄를 '새로운 표준'으로 제시하면서 대립각은 더욱 첨예해졌다. 맨프레드는 "비시즌 직장폐쇄는 협상에서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하며, 전국노동관계법에 따른 단체교섭 과정은 이러한 협상력을 기반으로 작동한다"며 "당사자들 간에 균형있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토니 클라크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클라크는 성명을 통해 "말은 쉽고 행동이 의미 있다"며 "다음 협약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행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선수들은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직장폐쇄가 일상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안다"며 "그것은 순전히 선수와 그들의 가족에게 압박을 가하기 위해 선수의 일할 권리를 빼앗는 데 사용되는 무기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MLB는 2026년 12월 2일 0시를 기해 현행 노사협약이 만료된다. 전문가들은 구단주 측이 샐러리캡 도입을 강행할 경우 2027시즌 전체 혹은 일부가 파업으로 무산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