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커미셔너 "샐러리캡 원하는 팬 이메일 쏟아져" 선수노조 반발 뻔한데 구단주 편드나 [춘추 MLB]

다저스 '돈 잔치'에 타 구단 팬들 반감 고조...구단주 회의서 도입 논의

2025-02-07     배지헌 기자
사사키 로키와 다저스 수뇌부들(사진=LA 다저스)

 

[스포츠춘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샐러리캡 도입 논의에 새로운 변수를 던졌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팬들의 우려를 근거로 들며 샐러리캡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7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열린 구단주 회의를 마친 뒤 "팬들로부터 샐러리캡 도입을 촉구하는 이메일이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맨프레드는 "팬들이 응원팀의 경쟁력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경계심을 갖고 주시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경쟁력 있고 건강한 리그를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발언이 LA 다저스를 겨냥한 것으로 비춰지는 걸 경계하듯 "다저스는 매우 잘 운영되는 성공적인 조직"이라면서 "그들의 모든 행보가 우리 규정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해 우승팀 다저스의 공격적인 선수 영입과 이에 따른 성과에서 비롯됐다. 다저스는 지난 겨울 오타니 쇼헤이(7억 달러·9800억원), 야마모토 요시노부(3억2500만 달러·4550억원)를 영입한 데 이어 올 겨울에도 블레이크 스넬, 사사키 로키, 태너 스콧 등을 대거 영입했다. 반면 가장 적은 연봉을 지출한 애슬레틱스는 8400만 달러(1176억원)에 그쳤다.

수십 년간 리그 최고 수준의 지출을 해온 '원조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마저 다저스의 행보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할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는 YES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구단주들이 다저스처럼 지출하기는 어렵다"며 "그들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시즌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티모어의 신임 구단주 데이비드 루빈스타인도 가세했다. 그는 지난달 세계경제포럼에서 야후 파이낸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야구도 NFL, NBA처럼 샐러리캡을 도입해야 한다"며 "결국에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 애슬레틱은 "이번 주 구단주 회의에서 샐러리캡 도입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고 보도했다.

현행 노사협약은 2026년 12월에 만료된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아직 2년이나 남았다"면서도 협상 시기와 관련해 "지역 중계권 등 게임의 경제적 측면에서 변화가 있는 만큼, 더 많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샐러리캡 도입을 둘러싼 갈등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선수들은 1994-95년 7개월 반의 파업을 통해 샐러리캡 도입을 저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구단주들이 이번에도 샐러리캡 도입을 강행할 경우 2027시즌 전체 혹은 일부가 파업으로 무산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날 구단주 회의에서는 뉴욕 메츠의 스티브 코헨과 애슬레틱스의 존 피셔가 8인 집행위원회 새 위원으로 선임됐다. 필라델피아의 존 미들턴과 캔자스시티의 존 셔먼이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