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서명 하루 만에...NCAA, 트랜스젠더 여자부 출전 전면금지+기존 선수도 출전 불가 [춘추 이슈]
트럼프 행정명령 하루만에 새 정책 시행...트랜스젠더 선수·단체 반발
[스포츠춘추]
전미대학체육협회(NCAA)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발맞춰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자부 출전을 전면 금지하는 새 정책을 발표하면서 미국 스포츠계가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다.
찰리 베이커 NCAA 회장은 7일(한국시간) "주별 법률과 법원 판결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기준보다 명확하고 일관된 자격 기준이 필요하다"며 정책 변경을 공식화했다. NCAA는 51만 명의 대학 선수들을 관장하는 미국 최대 대학스포츠 기구다.
이번 정책은 기존 자격 심사를 통과한 선수들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트랜스젠더 선수들은 여자팀과의 연습이나 의료 혜택은 받을 수 있지만, 공식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다.
그러나 트랜스젠더 권리 옹호단체들은 "이는 스포츠 공정성이 아닌 차별과 배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로체스터공대 육상선수 새디 슈라이너는 "트랜스젠더 선수들은 이미 폭력과 자살 충동, 주거 불안정 등 심각한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며 "NCAA가 이러한 고통을 더욱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 켄터키대 수영선수 라일리 게인스는 "우리 팀 동료들이 겪었던 불공정한 경쟁을 다른 여학생들이 다시는 경험하지 않게 됐다"며 환영했다. 게인스는 지난해 트랜스젠더 선수 리아 토마스의 NCAA 선수권 대회 출전을 허용한 것이 타이틀 나인(성차별 금지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네바다대 배구팀 주장 시아 릴리는 "여성들은 평등한 스포츠 기회를 위해 오랫동안 싸워왔다"며 "여자부에서 남성을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타이틀 나인의 진정한 의미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이날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자부 출전을 허용한 산호세주립대와 펜실베이니아대, 매사추세츠 고교체육협회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특히 산호세주립대 여자배구팀은 지난 시즌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 의혹으로 네바다대와의 경기가 무산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결정이 2028년 LA 올림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NCAA의 정책 변경으로 미국 대학스포츠에서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입지가 완전히 사라진 가운데, 올림픽 무대에서도 유사한 제한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