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또, 또, 또 정몽규...85.2% 압도적 득표율로 회장 4연임 성공 [춘추 이슈]
전체 183표 중 156표 얻어 압도적 승리...부정적 여론과 법적 공방 뚫고 연임 성공
[스포츠춘추]
숱한 논란과 국민적 반대 여론 속에서도 정몽규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 4연임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총 투표수 183표 중 156표를 얻어 85.2%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했다. 2위 허정무 후보(13표)와 3위 신문선 후보(11표)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2013년 처음 대한축구협회 수장에 오른 정 회장은 이번 승리로 네 번째 임기를 시작했으며, 임기는 2029년 초 협회 정기총회까지다. 이로써 정 회장은 한국 스포츠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초 장기 집권을 이어가게 됐다.
이번 선거는 시작부터 혼란의 연속이었다. 당초 1월 8일 예정됐던 선거가 허정무 후보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연기됐고, 재지정된 1월 23일 선거도 선거운영위원 전원 사퇴로 무산됐다. 선거위원 일부와 정 회장의 관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요구한 정 회장 징계 시한이 지나며 출마 자격 자체를 상실할 뻔하는 상황도 있었다. 그러나 축구협회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면서 정 회장은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정 회장을 향한 축구팬들의 불신과 비판은 국가대표팀 지도자 선임 과정에서 절정에 달했다. 지난해 2월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 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년 만에 경질됐고, 그 선임 과정이 정 회장의 독단으로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문체부 감사에서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이후 6개월간의 감독 선임 끝에 홍명보 감독이 선임됐으나,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이 지속됐다. 이 논란은 대통령의 진상규명 지시와 문체부의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 요구로 이어졌고, 정 회장은 국회 청문회에서도 강도 높은 질타를 받았다.
문체부 감사 결과, 축구협회가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을 위한 보조금 신청 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축구인들은 변화보다는 현상유지를 택했고, 정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경쟁 후보들이 축구인들에게 신망과 신뢰를 얻지 못한 것도 정 회장에게 반사 이익으로 작용했다.
당선되긴 했지만 정 회장 앞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대한체육회의 회장 인준이 남아있고, 문체부와의 갈등 해소도 해결할 과제다. 문체부는 '중징계 요구' 관련 본안소송을 계속 진행 중이며, HDC현대산업개발과 축구협회의 '유착' 의혹에 대한 감사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는 집행정지 인용 결정에 항고하며 정 회장 당선과 별개로 징계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