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찬승·박주혁·김도환·홍현빈 MVP' 삼성,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성공적' [춘추 이슈]
박진만 감독 "감독 취임 후 가장 성과 큰 전지훈련" 만족
[스포츠춘추]
삼성 라이온즈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무사히 마쳤다. 삼성은 4일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캠프 최종일 훈련을 진행했으며, 박진만 감독은 "감독 취임 후 가장 바쁘고 성과가 컸던 전지훈련이었다. 확실히 팀 뎁스가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5일 KE756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28박 29일 동안의 오키나와 일정을 마무리하고 시범경기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일본 오키나와, 가고시마로 이어진 전지훈련을 진행한 라이온즈 퓨처스팀은 지난 1일 귀국했다.
이번 캠프에서는 2025년 신인 4명이 단연 화제를 모았다. 투수 배찬승, 내야수 심재훈·차승준, 외야수 함수호 등 4명의 신인이 캠프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1군 캠프에 신인이, 그것도 4명이나 포함돼 스프링캠프 일정을 완주한 것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배찬승은 2월16일 요미우리전, 3월2일 KIA전 등 연습경기에 2차례 등판해 합계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KIA전에서는 5대 4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 올라 3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며 환호를 자아냈다. 캠프에서 포심패스트볼 최고구속 152km/h를 기록했고, 2차례 청백전까지 더하면 총 4경기 4이닝 무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심재훈·차승준·함수호 등 신인 야수들도 탄탄한 기본기와 잠재력을 보여주며 코칭스태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당초 박진만 감독은 4명 가운데 차승준과 함수호를 오키나와 캠프 중반에 퓨처스팀으로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치들이 1군에서 두 선수를 계속 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결국 신인 4명이 쟁쟁한 선배들과 끝까지 함께했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대개 전지훈련 최종일에 캠프 MVP를 발표한다. 삼성은 투수조에서 박주혁과 배찬승이, 야수조에서는 포수 김도환과 외야수 홍현빈이 MVP로 선정됐다.
박진만 감독은 "보통 투수와 야수에서 한 명씩 뽑는데, 열심히 한 선수가 많아서 인원을 늘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주혁은 열심히 준비한 게 보였고 마운드에서도 씩씩하게 던지는 게 인상적이다. 지금은 등록선수가 아니지만 충분히 자격을 보여줬다. 5월 이후 불펜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계속 열심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주혁은 3차례 연습경기에서 2.1이닝을 던지며 실점 없이 막아냈다. 자체 청백전에서는 실점이 있었지만, 타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눈도장을 받았다. 투수조의 또 다른 MVP 배찬승에 대해 박진만 감독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극찬했다.
야수 MVP 포수 김도환은 연습경기 4경기에 출전해 6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김도환이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비시즌에 잘 대비했는지 몸도 좋아졌고 송구와 블로킹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KT에서 이적한 외야수 홍현빈은 6경기에서 12타수 6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박 감독은 "홍현빈도 새로운 팀에 잘 적응한 게 느껴진다. 외야 유틸리티, 대주자 등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의 캠프 MVP는 기본적으로 코치들이 뽑으며, 단순히 성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훈련 태도 등을 감안해 선정한다. 박 감독은 "이번 캠프 MVP는 당연히 나와야 한다 싶은 이름이 없다. 그만큼 팀의 뎁스가 좋아졌다는 의미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무릎을 크게 다친 뒤 라인업에서 사라졌던 주장 구자욱이 캠프 막판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도 수확이다. 구자욱은 지난 1일 LG와의 연습경기에서 두 차례 타석에 나가 볼넷과 삼진을 기록한 뒤, 2일 KIA전에서는 5회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등장해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구자욱은 이번 라이온즈 전훈캠프 동안 언론 인터뷰 요청 1순위였다. 캠프를 찾은 모든 언론이 구자욱과 인터뷰를 했다. 마지막 2경기에 어떤 형태로든 실전을 치를 것이라고 예고했던 구자욱은 홈런과 함께 회복을 알렸다. 구자욱의 캠프 최종전 홈런 덕분에 힘든 일정을 소화해온 라이온즈 더그아웃에도 활기가 넘쳤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에 대해 "작년 한국시리즈 때 구자욱이 라인업에 있고 없고의 차이를 모든 선수단이 뼈저리게 느꼈다"며 "홈런을 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시범경기까지 꾸준하게 몸관리를 잘 해서 또 다른 부상이 나오지 않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자욱은 강민호와 함께 스프링캠프 내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더그아웃에서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새로 합류한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최원태에 대해 "후라도는 우리 팀에서 이미 몇 년 뛴 선수처럼 금세 팀분위기에 적응한 것 같다"며 "예전에 함께 뛰었던 몇몇 선수들이 있는 것도 후라도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 기량은 기대한 그대로이고 다른 선수들에게 조언도 많이 해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원태는 역시 홈구장 라이온즈파크에 최적인 선수다. 캠프 기간 동안 오버페이스 하지 않도록 천천히 하라고 말해줬다. 새로 합류한 두 투수에게 당연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불펜 강화가 주요 목표였던 이번 캠프에서 김무신(개명전 김윤수)의 팔꿈치 부상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박 감독은 "불펜에 구위로 상대 타자를 억누를 수 있는 자원이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면서도 "하지만 이재희·황동재·이호성·이승민·양창섭 등 충분히 좋은 활약을 해줄 선수들이 있다. 배찬승도 시범경기까지 계속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3승3패를 기록했다. 박진만 감독은 "작년엔 캠프 연습경기에서 전패(1무8패)였고, 올해는 3승3패다. 단순 승패보다도 경기 내용 면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신인들이 모두 주눅들지 않고 경기하는 모습을 보인 게 좋았다"며 "비록 연습경기라 해도 요미우리전은 선수들이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셀룰러필드는 일본 관중도 많다. 배찬승이 그런 상황에서도 본인의 공을 던졌다. 지금 구위라면 필승조도 가능하다"고 신인 투수 배찬승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