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이글스 창단 사령탑' 배성서 전 감독 별세...향년 81세

향년 81세... 9일 발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빈소 마련

2025-03-07     배지헌 기자
생전 배성서 감독이 야구 원로기자 홍순일 선생과 함께 사진자료를 살펴보는 장면(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 초대 감독을 지낸 배성서 전 감독이 지난 5일 밤 별세했다. 향년 81세.

빙그레 이글스와 MBC 청룡(현 LG 트윈스)에서 감독을 역임하며 한국 야구계에 족적을 남긴 배 전 감독은 최근 건강이 악화돼 투병 중이었다. 한국 야구계의 원로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2월 초 투병 중인 배 전 감독을 찾아 위로했으나, 한 달여 만에 비보를 접했다.

1944년 5월 26일 평안북도 영변군에서 태어난 배 전 감독은 선린상고와 건국대를 거쳐 한일은행과 크라운맥주 실업야구팀에서 포수로 활약했다. 특히 선린상고 시절인 1962년에는 제6회 재일동포학생모국 방문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1973년 영남대 초대 사령탑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배 전 감독은 이후 동국대와 한양대에서도 감독을 역임했다. 1982년 제27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어우홍 감독의 코치로 참여해 한국 야구가 사상 첫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1985년에는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 초대 감독으로 프로야구계에 입문했다. 3년간 지휘봉을 잡으며 신생 구단의 기틀을 다졌다. 철저한 기본기와 강훈련을 중시했던 배 전 감독은 KBO리그에 처음 참가한 1986년엔 최하위에 그쳤지만, 이듬해인 1987년 6위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배 전 감독이 다진 기반 위에서 빙그레 이글스는 1988년부터 1992년까지 5년간 4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황금기를 맞이했다. 장종훈을 중심으로 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기초를 마련한 것으로도 평가받는다. 이후 1989년에는 MBC 청룡 감독으로도 활약했다.

김광수 일구회 회장은 "한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고교와 대학 선배로서 호탕하며 정이 많아 주위에 따르는 후배가 많았다"며 "연습량이 많아 몸은 고되지만, 차별 없이 선수를 대해 인간적으로 싫어하는 이가 없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9일이다. 유가족으로는 아들 케네스 배, 자부 리디아 배, 딸 배수현, 사위 앤디 정이 있다. 장지는 화성 함백산 추모공원 시립납골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