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돌풍' 안드레예바, 세계 1위 사발렌카 꺾고 인디언웰스 우승...드레이퍼도 우승컵 품어 [춘추 테니스]

테니스 유망주들의 돌풍...17세 안드레예바, 메이저급 대회 2연속 우승 '여자 테니스계 새 강자 등극'

2025-03-17     배지헌 기자
미라 안드레예바(사진=인디언 웰스 SNS)

 

[스포츠춘추]

테니스계의 떠오르는 두 유망주가 인디언웰스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7세 미라 안드레예바가 세계 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를 꺾고 여자부 정상에 올랐으며, 잭 드레이퍼는 홀거 룬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제압하며 남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안드레예바는 17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BNP 파리바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벨라루스의 세계 랭킹 1위 사발렌카를 2-6, 6-4, 6-3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그녀는 지난달 두바이 챔피언십에 이어 WTA 1000 시리즈(그랜드슬램 바로 아래 등급)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찰리 에클레셰어 기자는 "17세의 나이로 인디언웰스 결승에 오른 것은 2001년 당시 17세였던 킴 클라이스터스 이후 처음"이라며 "아직 완성형 선수와는 거리가 먼 안드레예바가 이미 WTA 랭킹 톱10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초반 안드레예바는 긴장한 모습을 보이며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부터 냉정함을 되찾으며 역전극을 펼쳤다. 특히 2세트 3-2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기 위한 환상적인 드롭샷 리턴이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에클레셰어 기자는 분석했다. 같은 매체의 매튜 푸터만 기자는 "안드레예바는 이제 시속 203km의 강력한 서브를 구사하면서 공격력까지 갖춘 전천후 선수로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후 안드레예바는 "첫 세트 이후 지금 하는 플레이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무언가를 바꿔야 했다"며 "사발렌카를 파워로 압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 방법을 찾았고, 포인트 바이 포인트, 게임 바이 게임으로 그것을 해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발렌카는 "오늘은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났다. 그 분노를 경기에 쏟아부었어야 했는데, 자신에게 너무 가혹했다"며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고, 결국 안드레예바가 마음대로 경기를 풀어가도록 내버려뒀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잭 드레이퍼(사진=인디언 웰스 SNS)

남자 단식에서는 13번 시드 잭 드레이퍼가 12번 시드 홀거 룬을 상대로 6-2, 6-2의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며 첫 ATP 마스터스 1000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번 우승으로 드레이퍼는 ATP 랭킹 톱10에 처음으로 진입하게 됐다.

에클레셰어 기자는 "드레이퍼의 서브는 이번 대회 내내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며 "결승전에서도 첫 서브 성공률 89%에 첫 서브 득점률이 매우 높았고, 특히 1세트에서는 12개의 첫 서브 중 7개가 에이스였다"고 전했다.

푸터만 기자는 룬의 전략적 실패를 지적했다. "룬은 준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를 상대로 플랜 A와 플랜 B를 번갈아 구사하며 최고의 경기를 펼쳤지만, 결승에서는 자신의 기본 전략인 공격적인 플레이에만 의존했다"며 "상황이 불리해지자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많은 실수를 범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앙에서 공을 칠 때 룬이 드레이퍼의 백핸드보다 포핸드를 더 많이 공략했지만, 왼손잡이인 드레이퍼가 이에 완벽하게 대응하며 100% 득점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드레이퍼는 "테니스가 얼마나 고된 스포츠인지, 모든 것을 바쳐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1회전 탈락으로 제대로 경험도 해보지 못했는데, 성공의 순간이 언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에클레셰어 기자는 드레이퍼의 정신적 성장을 높이 평가했다. "드레이퍼는 과거 불안감으로 인해 중요한 경기에서 긴장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감정을 통제하며 집중력을 유지했다"며 "특히 결승전에서는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다"고 전했다.

푸터만 기자는 드레이퍼의 일정 관리가 이번 우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드레이퍼는 만성적인 고관절 문제로 인해 신중한 일정 관리가 필요했고, 호주오픈 이후 데이비스컵 출전을 포기하고 두바이 대회도 기권했다"며 "그의 장기적인 목표를 위한 현명한 결정이 이번 우승으로 보상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