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부상→개막전 불투명 악재...NC 출신 카일 하트 기회 잡나 [춘추 MLB]
[스포츠춘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베테랑 투수 다르빗슈 유(38)가 팔꿈치 염증으로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KBO리그 최고 투수 출신 카일 하트(32)에게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19일(한국시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다르빗슈의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쉴트 감독은 "당초에는 다르빗슈가 피로감을 느껴 투구 일정을 잠시 미뤘다"면서도 "그러나 지난주 시범경기 등판 이후 오른쪽 팔꿈치에 염증이 생겼다"고 밝혔다.
쉴트 감독은 다르빗슈가 화요일에 캐치볼을 재개했지만 상태는 여전히 '하루하루 지켜봐야 하는 상황(day-to-day)'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부상이 다르빗슈의 시즌 시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르빗슈의 부상은 이미 부상자가 많은 샌디에이고 선발진에 설상가상이다. 에이스 조 머스그로브는 지난해 10월 토미 존 수술을 받아 2025시즌 전체를 결장할 예정이다. 또한 로테이션 후보 중 하나였던 너클볼러 맷 월드론도 사타구니 부상으로 시즌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팀내 가장 나이 많고 경험이 풍부한 투수인 다르빗슈마저 문제가 생겼다. 다르빗슈는 2015년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이후 최근 3시즌 연속 팔꿈치 문제로 고생해왔다. 특히 2024시즌에는 목 경직, 사타구니 부상, 팔꿈치 염증, 그리고 공개되지 않은 가족 문제로 인해 단 16경기 선발 등판에 그쳤다. 지난달엔 "몸의 일부가 조금씩 뻣뻣해지고 있어서 더 나은 움직임과 기능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르빗슈와 월드론이 부상자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카일 하트, 스티븐 콜렉, 랜디 바스케스가 남은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올해 32세의 좌완 하트는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맹활약한 후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복귀한 케이스다.
하트는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57이닝 동안 2.69의 평균자책을 기록했다. 28.8%의 압도적 삼진율과 6.0%의 낮은 볼넷율을 유지하며 KBO리그에서 최고의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다. 이 활약으로 하트는 KBO리그 투수 골든글러브와 KBO판 사이영상에 해당하는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하트의 성공 스토리는 2023시즌 역시 NC 소속으로 에이스 역할을 한 에릭 페디와 유사하다. 그해 평균자책 2.00에 투수 3관왕을 휩쓴 페디는 미국으로 돌아간 후 2024시즌 31경기 평균자책 3.30으로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복귀를 이뤄냈다. KBO 기록만 봐선 하트가 페디에 다소 못 미치는 감이 있지만,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준 건 사실. 페디처럼 하트도 메이저리그에서 안정적인 선발 옵션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하트가 자동적으로 선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하트는 독감으로 인해 스프링캠프에서 단 두 차례만 등판했고, 다른 투수들에 비해 몸 만들기가 늦어진 상황이다. 파드리스 구단은 지금까지 하트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지만, 월드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시즌 개막에 맞춰 충분히 몸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바스케스나 콜렉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26세의 바스케스는 작년 시즌 후반 11경기 동안 4.23의 평균자책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콜렉은 지난해 불펜 투수로 활약했지만, 올해는 선발 투수로 전환하여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9이닝 동안 1.00의 평균자책에 5:1의 삼진/볼넷 비율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