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의 사나이' 오닐, MLB 역사에 이름 새기다...6년 연속 개막전 홈런 신기록 [춘추 MLB]

오닐 3점 홈런 등 홈런 6방 터뜨린 볼티모어, 개막전 대승

2025-03-28     배지헌 기자
타일러 오닐(사진=MLB.com)

 

[스포츠춘추]

개막전만 되면 존재감을 뽐내는 선수가 있다. 타일러 오닐(29, 볼티모어 오리올스)이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특별한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오닐은 28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개막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회 3점 홈런을 터뜨려 6년 연속 개막전 홈런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다. 오닐은 이날 3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의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팀의 12대 2 대승을 이끌었다.

오닐의 이 특별한 기록은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던 시절부터 시작됐다. 당시 피츠버그 파이리츠를 상대로 첫 개막전 홈런을 터뜨린 그는 2021년 신시내티 레즈전, 2022년 다시 파이리츠전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알렉 마노아를 상대로 홈런을 날려 당시 요기 베라, 게리 카터, 토드 헌들리가 보유한 '4년 연속 개막전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한 오닐은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개막전에서 다섯 번째 연속 개막전 홈런을 쏘아올려 이 부문 단독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오리올스와 3년 4950만 달러(약 697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오닐은 새 팀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괴력을 뽐냈다. 3회 2사 1, 2루 볼카운트 2-1에서 토론토 선발 호세 베리오스의 싱커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려 4대 0을 만들었다.

특히 이날의 홈런은 자신의 고향인 캐나다에서 처음 맞이한 개막전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번내비 출신인 오닐은 경기 전 팀 동료들을 위해 캐나다 유명 커피 체인점 '팀 호튼스'의 도넛을 사들고 경기장에 등장해 팀워크를 다졌다.

오닐의 아버지 테리는 1975년 캐나다를 대표하는 보디빌더로 '미스터 캐나다'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이날 관중석에서 아들의 홈런을 지켜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토론토에서 경기하는 것은 항상 특별하다. 국경을 넘어 북쪽에 있는 이곳에서 경기하는 것, 그리고 오늘 많은 가족이 경기장에 와준 것이 정말 의미가 컸다"라고 오닐은 소감을 전했다.

대기록의 주인공은 담담했다. "사람들은 그런 홈런을 칠 때 무슨 생각을 했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난 그냥 공을 치는 것뿐이다. 이미 작년에 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오늘 홈런은 그냥 작은 덤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리올스는 팀 역사상 개막전 최다인 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토론토를 압도했다. 포수 애들리 러츠먼도 2개의 홈런을 날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러츠먼은 "오닐이 홈런을 쳤을 때 모두가 미친 듯이 환호했다. 그건 정말 놀라운 업적이니까"라고 말했다. 선발 등판한 잭 에플린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브랜든 하이드 오리올스 감독은 "오닐의 연속 홈런 행진은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그는 팀을 위하는 선수이자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선수"라고 칭찬했다. 재미있게도 하이드 감독은 오닐에게 "내일도 오늘과 똑같이 하라. 같은 옷을 입고, 오늘 했던 모든 것을 그대로 반복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눈에 띄는 개막전 활약으로는 지미 키가 7연승(무패), 켄 그리피 주니어가 통산 개막전 최다 홈런(8개)을 기록하고 있다. 오닐은 이제 이들과 함께 메이저리그 개막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