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사발렌카, 마이애미 오픈 첫 우승...WTA 투어 통산 19번째 타이틀 [춘추 테니스]
2연속 결승 패배 만회 "마침내 결승에서 최고의 테니스 보여줄 수 있었다"
[스포츠춘추]
세계 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가 마이애미 오픈에서 제시카 페굴라를 완파하며 자신의 첫 마이애미 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발렌카는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WTA 1000 마이애미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4위 페굴라를 세트 스코어 2대 0(7-5, 6-2)으로 제압했다. 경기 시간은 1시간 28분.
이로써 사발렌카는 최근 두 차례 결승 연패의 아픔을 딛고 마이애미 오픈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그는 올해 1월 호주오픈 결승에서 매디슨 키스에게 패한 데 이어 2주 전 인디언웰스 결승에서도 미라 안드레예바에게 석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결승 무대에서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마침내 결승전에서 최고의 테니스를 보여줄 수 있었고, 경기력과 결과 모두에 매우 만족한다"고 사발렌카는 우승 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솔직히 또 결승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 결승에서 지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니까"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US오픈 결승의 재대결 성격을 띠었다. 사발렌카는 이날 승리로 페굴라와의 상대 전적을 7승 2패로 더욱 벌렸다. 두 선수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주요 대회 결승에서 세 차례나 맞붙었다. 사발렌카는 지난해 8월 신시내티 결승, 3주 후 US오픈 결승에 이어 이번 마이애미 결승까지 모두 페굴라를 제압했다.
1세트는 서브권을 잡은 선수가 내내 고전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전개로 진행됐다. 두 선수 모두 강력한 리턴 게임으로 상대의 서브 게임을 압박했다. 6-5에서 사발렌카는 페굴라의 서브 게임을 완벽하게 공략해 러브 게임으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첫 세트를 가져갔다.
1세트에서 두 선수는 똑같이 16개의 언포스드 에러를 기록했지만, 사발렌카의 위너는 16개로 페굴라(8개)의 두 배에 달했다. 페굴라는 사발렌카와의 최근 대결에서 연속 4세트를 모두 7-5로 내주는 아쉬움을 맛봤다.
2세트에서는 2-1에서 중요한 장면이 나왔다. 페굴라는 0-40에서 듀스까지 따라잡았지만, 사발렌카가 연속 두 차례 포핸드 위너를 터뜨리며 3-1로 달아났다. 이후 사발렌카는 안정된 경기력을 바탕으로 6-2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이번 우승으로 사발렌카는 WTA 투어 통산 19번째 단식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중 17개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하드코트에서 나왔다. 여기에는 2023년과 2024년 호주오픈, 2024년 US오픈 등 3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도 포함된다.
또한 WTA 1000 대회에서는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마리아 샤라포바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2009년 이 등급의 대회가 만들어진 이후로는 세레나 윌리엄스(13회), 빅토리아 아자렌카(10회), 이가 시비옹테크(10회), 시모나 할렙(9회), 페트라 크비토바(9회)만이 그보다 많은 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사발렌카는 3월에 열리는 '선샤인 더블'이라 불리는 인디언웰스와 마이애미 오픈 중 어느 하드코트 대회에서도 우승한 적이 없었으나, 이번에 마침내 마이애미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과거 베이스라인에서 일차원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던 사발렌카는 이제 코트의 모든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선수로 진화했다. 그는 네트로 들어가 발리로 포인트를 마무리하고, 짧은 공도 잘 처리한다.
페굴라는 "그녀의 움직임이 많이 좋아졌고, 슬라이스와 드롭샷도 더 많이 사용한다"며 "모두가 그녀의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건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이고, 다른 기술들을 섞을 수 있게 된 것이 공격적인 경기력을 더 성공적으로 만든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