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사망사고에 KBO, 야구장 전면 안전점검 실시...야구팬은 "책임있는 조치" 트럭시위 [춘추 이슈]

4개 구장 점검 완료...10개 구단 여성 팬들은 공동 트럭 시위 진행 중

2025-04-02     배지헌 기자
KBO 로고

 

[스포츠춘추]

KBO가 창원NC파크 구조물 추락 사망사고 이후 전국 야구장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O는 4월 2일 잠실, 수원, 대전, 광주 등 이날 경기가 예정된 4개 구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날 각 구단 안전관리 담당자와 KBO 경기운영위원, 구장별 시설관리 주체(시설관리사업소, 공단) 등이 참여한 합동점검단은 관람객 이용 구역에 위치한 낙하 위험물과 시설 안전 전반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점검단은 건물 외벽 부착물, 조형물, 광고판, 스피커 및 조명 등 고정 부착물, 관람석 상부 구조물, 고소 구조물 등의 안전 위협 요소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오늘 경기가 열리지 않는 고척, 문학, 대구, 사직 구장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점검이 진행 중이며, 주말 3연전이 시작되는 4일까지 합동 점검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안전점검은 지난 3월 29일 발생한 창원NC파크 구조물 추락 사고의 후속 조치다. 당시 LG와 NC의 경기가 열리던 창원NC파크 3루 측 매점 부근에서 벽면에 부착된 알루미늄 '루버'(길이 2.6m, 폭 0.4m)가 약 3~4층 높이에서 떨어져 관중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머리를 다친 20대 A씨가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31일 오전 결국 사망했으며, A씨의 자매인 10대 B씨도 쇄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KBO는 사고 직후 30일 예정됐던 LG와 NC의 경기를 취소하고, 4월 1~3일 창원NC파크에서 예정된 SSG와 NC의 3연전을 무관중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KBO는 "후속 안전 점검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향후 전 구장에서 관람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리그가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NC파크의 시설 관리는 창원시설관리공단이 담당하고 있으며, 2023년과 2024년 상·하반기에 안전 점검이 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시설공단 측은 "NC 구단과 긴밀히 협력해 신속한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야구장 주요 구조부의 개·보수만 공단이 이행하고, 낙하한 구조물은 공단의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책임을 NC에 떠넘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팬들 사이에선 이번 사고에 대한 KBO와 창원시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BO 10개 구단 여성 야구팬 일동'은 2일부터 KBO 본사와 잠실, 수원, 대전, 광주 등 주요 구장, 창원시청과 창원시설공단을 대상으로 트럭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KBO는 이번 사고에 대한 진상 규명과 명확한 책임 소재를 밝히고, 창원시는 창원NC파크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점검과 함께 사고 수습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KBO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야구장을 방문하는 팬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체계적인 시스템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며 "분야별 안전 전문가와의 공조를 통해 기존 안전 매뉴얼을 전면 검토하고, 10개 구단 및 지자체와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란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