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MLB 투수 오타비오 도텔, '58명 사망' 도미니카 나이트클럽 지붕 붕괴로 생 마감 [춘추 MLB]

13개 구단에서 메이저리그 카리어... 구조됐으나 병원 도착 후 사망 판정

2025-04-09     배지헌 기자
도텔을 추모하는 뉴욕 메츠(사진=뉴욕 메츠)

 

[스포츠춘추]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의 나이트클럽 지붕 붕괴 사고로 전 메이저리그 투수 오타비오 도텔(51)이 사망했다. 현지 언론 '디아리오 리브레' 등에 따르면, 도텔은 4월 9일(한국시간) 새벽 산토도밍고 소재 '젯 셋' 클럽 지붕 붕괴 현장에서 약 11시간 만에 구조됐으나, 병원으로 이송된 후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번 참사로 최소 58명이 사망하고 16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은 처음에 도텔이 잔해에서 생존한 채로 구조됐다고 보도했으나, 이후 병원 도착 시 이미 생체 징후가 없었던 것으로 정정했다. 도미니카프로야구리그 홍보팀장 사토스키 테레로는 도텔의 사망 사실을 AP통신에 확인해줬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메렝게 콘서트에 참석한 수백 명의 관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 명이 생존한 채로 구조됐지만, 상당수가 사망했으며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1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8년간 활약한 토니 블랑코도 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도텔은 1993년 19세의 나이로 뉴욕 메츠와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맺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메츠에서 데뷔한 그는 커리어 초기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을 했고, 2000년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한 뒤 불펜 투수로 전향하면서 꽃을 피웠다. 2001년에는 61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해 105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 2.66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도텔은 이후 애슬레틱스, 양키스, 로열스, 브레이브스, 화이트삭스, 파이리츠, 다저스, 로키스, 블루제이스, 카디널스, 타이거스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13개 구단에서 활약했다. 이 기록은 2019년 에드윈 잭슨이 14번째 구단에 입단하면서 경신됐다.

"이런 기록을 의도적으로 노린 것은 아니었지만, 이 기록을 갖게 된 지금은 자랑스럽다. 많은 팀이 나를 원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도텔은 2012년 그의 13번째 팀인 타이거스에 합류한 후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도텔의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인 2011년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도텔은 7월 말 토론토에서 카디널스로 트레이드된 후 팀의 포스트시즌 활약에 큰 힘을 보탰다. 플레이오프에서 10.1이닝 동안 평균자책 2.61에 14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으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는 5경기에 등판했다.

2003년에는 애스트로스 시절 팀 동료들과 함께 양키스를 상대로 한 합동 노히트 노런 경기에 참여하는 역사적인 순간도 경험했다. 이 경기에서 도텔은 단 1이닝을 던졌지만, 한 이닝에서 4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진기록을 세웠다.

도텔은 메이저리그 통산 758경기에 등판해 59승 50패, 평균자책 3.78, 1,143탈삼진, 109세이브, 127홀드를 기록했다. 2014년 은퇴 전까지 15시즌 동안 951이닝을 던져 9이닝당 10.8개의 높은 탈삼진율을 기록했다.

뉴욕 메츠는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 전 도텔을 추모하는 묵념 시간을 가졌으며, 전광판에는 도미니카공화국 국기가 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