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G 연속 홈 무득점' 레스터시티, 리버풀에 0대 1 패배...시즌 종료 앞두고 강등 확정 [춘추 EPL]
알렉산더-아놀드 결승골에 무릎...팬 시위 속 암울한 시즌 마무리
[스포츠춘추]
레스터시티가 2025 시즌 종료 5경기를 남기고 프리미어리그(EPL) 강등이 확정됐다. 레스터는 4월 21일(한국시간) 홈구장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EPL 경기에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후반 결승골로 0대 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레스터는 강등권과의 승점 차가 18점으로 벌어져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3시즌 만에 다시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이 확정됐다. 레스터는 최근 18경기에서 단 4골만을 넣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특히 레스터는 이날 패배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9경기 연속 홈 무득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2월 8일 브라이턴전 이후 무려 4개월 넘게 홈 팬들에게 골 세리머니를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리버풀의 공세가 이어졌다. 모하메드 살라가 경기 시작 몇 초 만에 양 골대를 모두 맞추는 슈팅을 선보였다. 레스터도 윌프레드 은디디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반격을 시도했지만, 결국 76분 교체 투입된 알렉산더-아놀드의 왼발 슈팅에 무릎을 꿇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살라와 디오구 조타의 연속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상황에서 왼발로 결정적인 골을 넣어 리버풀의 승리를 이끌었다. 클럽과 국가대표팀 통산 첫 왼발 골이었다. 올 여름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나오는 그는 유니폼을 벗어 코너 플래그에 거는 골 세리머니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경기 전 레스터 팬들은 현 구단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며 "킹파워 무능, 이사회를 해고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경기장 상공에 띄웠다. 현장에서도 구단주 아이야왓 시왓타나쁘라파와 축구 디렉터 존 러드킨을 향한 팬들의 불만이 고조된 모습이었다.
루드 판니스텔로이 감독은 경기 후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책임을 져야 하고, 그것이 내가 앞으로 5주 동안 할 일이다. 그 후에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시즌 종료 후 구단주와 "클럽에 최선인 것이 무엇인지" 논의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레스터는 지난 11월 스티브 쿠퍼 감독을 경질하고 판니스텔로이를 영입했지만, 그의 지휘 아래 20경기에서 단 8점만을 획득하는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판니스텔로이는 시즌 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에릭 텐 하흐의 코치로 시작해 임시 감독을 맡다가 루벤 아모림의 부임과 함께 레스터로 이적했다.
판니스텔로이 부임 직후 웨스트햄을 3대 1로 꺾고 브라이턴과 2대 2 무승부를 기록하며 희망을 보였으나, 이후 16경기에서 15패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1월 토트넘전 2대 1 승리로 잠시 숨통을 틔웠지만, 이후에도 부진이 이어졌다.
레스터는 사우샘프턴에 이어 이번 시즌 두 번째로 강등이 확정된 팀이 됐으며, 입스위치 타운도 웨스트햄과 15점 차로 곧 강등이 확정될 전망이다. 이들이 모두 강등되면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승격팀 3팀이 모두 곧바로 강등되는 진기록이 세워진다.
리버풀은 이번 승리로 프리미어리그 우승까지 단 3점만을 남겨두게 됐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이번주 아스널이 크리스탈 팰리스에 패하거나, 다음 주말 토트넘을 홈에서 이기면 리그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