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아웃' 메츠 300억 좌완 불펜 공백...KBO 출신 '와델-레일리'가 메울까 [춘추 MLB]

두산 에이스 와델, 롯데 에이스 레일리...메츠에서 동반 활약 가능할까

2025-04-30     배지헌 기자
마이너리그에서 호투하고 있는 브랜든 와델(사진=MLB.com)

 

[스포츠춘추]

메이저리그 최고 성적(20승 9패)으로 순항 중인 뉴욕 메츠에 뜻밖의 악재가 찾아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2,200만 달러(약 305억 원) 대형 계약을 맺은 핵심 불펜 좌완 A.J. 민터(31)가 시즌 아웃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메츠는 그 대안으로 KBO리그 두산 베어스 출신 브랜든 와델(30)을 긴급 콜업했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브룩스 레일리(36)도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돌입했다.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은 4월 30일(한국 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민터의 부상이 상당히 심각하다(pretty significant)"며 "수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터가 수술을 받게 된다면 2025시즌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게 구단의 판단이다.

민터는 지난 27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등판한 지 9구 만에 왼쪽 광배근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당초 삼두근 경직으로 알려졌으나 정밀검사 결과 광배근 염좌로 진단됐다.

이번 부상으로 메츠는 8회 이닝을 책임지던 핵심 자원을 잃게 됐다. 민터는 올 시즌 13경기에 등판해 1.64의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팀 불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9회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로 연결하는 '셋업맨'으로서 좌타자는 물론 우타자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팀의 승리를 든든히 뒷받침했다.

멘도사 감독은 "거짓말하지 않겠다. 민터의 부상은 큰 타격"이라며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 던질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좌타자와 우타자 모두를 상대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메츠는 민터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트리플A 시러큐스에서 활약하던 브랜든 와델을 5월 1일 메이저리그로 콜업한다고 발표했다. 와델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 혹은 '벌크 가이'(오프너 뒤 등판하는 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와델은 한국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그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시즌 동안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다. 두산에서 총 244.2이닝을 소화하며 2.98의 평균자책을 기록한 좌완 투수로, 특히 2023시즌에는 11승 3패 평균자책 2.49의 활약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단, 메이저리그 경력은 제한적이다. 2020년과 2021년 피츠버그, 미네소타, 볼티모어, 세인트루이스에서 총 11경기 12.2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 5.68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메츠와 계약한 올 시즌 트리플A에서는 5경기 선발 등판해 23.1이닝 동안 1.54의 평균자책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멘도사 감독은 와델의 역할에 대해 "5월 1일 경기에 어떤 형태로든 등판할 것"이라며 "선발로 나설지, 아니면 오프너를 쓸지는 오늘 경기를 마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츠는 또 다른 KBO리그 출신 투수인 브룩스 레일리와의 계약도 공식 발표했다. 토미 존 수술 재활 중인 레일리는 일단 15일 부상자 명단(IL)에 올라갔지만, 이미 불펜 피칭을 시작하는 등 재활에 순조로운 진전을 보이고 있다.

레일리 역시 한국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그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시즌 동안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다. KBO리그 통산 152경기에 등판해 48승 53패 평균자책 4.13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후에는 휴스턴, 탬파베이 등에서 좌완 불펜 투수로 변신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갔다.

특히 레일리는 2023년과 2024년 메츠에서 74경기에 등판해 2.48의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팀의 주축 좌완 불펜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작년 시즌 초 팔꿈치 부상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아 재활 중이다.

멘도사 감독은 "레일리는 플로리다로 내려가 불펜 피칭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타자를 상대하기 시작하고, 그 이후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는 것은 좋은 신호"라고 덧붙였다.

메츠는 레일리가 빠르면 6월 중순, 늦어도 7월 중에는 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와델은 단기적으로 메츠 좌완 불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5월 1일 애리조나전 등판을 시작으로 민터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불펜은 물론 선발 역할도 가능한 와델이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메츠의 로테이션 운영에도 여유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레일리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좌완 불펜 투수다. 토미 존 수술 재활 중인 만큼, 당장은 전력에 합류할 수 없지만 시즌 후반기 메츠 불펜에 합류해 팀의 가을 야구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KBO 외국인 투수 출신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유턴 성공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와델과 레일리라는 두 명의 KBO 출신 좌완 투수가 함께 메츠 유니폼을 입고 활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터의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 이들의 활약이 메츠의 불펜 안정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