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포포비치 감독 은퇴→농구 운영 회장 부임...미치 존슨 정식 감독 부임 [춘추 NBA]
구단 농구 운영 회장으로 자리 옮겨... 대행 맡았던 존슨 신임 감독 발표
[스포츠춘추]
NBA 역대 최고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렉 포포비치(76)가 29시즌 동안 지켜온 샌안토니오 스퍼스 감독직에서 물러나 구단 농구 운영 회장으로 옮긴다.
스퍼스는 3일(한국시간) 포포비치가 감독직에서 물러나고 미치 존슨(38) 감독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2일 경미한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더 이상 코트에 복귀하지 못했던 포포비치는 성명을 통해 "농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여전하지만, 감독직에서 물러날 때가 됐다"며 "스퍼스 감독으로 일할 수 있게 해준 선수들과 코치진, 팬들에게 영원히 감사하며, 앞으로도 이 구단과 도시를 위해 일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포포비치는 정규시즌 통산 1,422승으로 NBA 역대 최다승 감독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5번의 NBA 챔피언십과 3번의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의 플레이오프 170승은 필 잭슨, 팻 라일리에 이어 역대 3위다.
포포비치의 성공 비결은 단순함과 진정성에 있었다. 선수들과 식사할 때마다 그는 항상 "팀 던컨에게 건배"라는 같은 말을 했는데, 이는 5개의 우승을 함께한 명예의 전당 빅맨에 대한 존경심과 자신의 성공이 선수들 덕분이라는 겸손함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한 포포비치는 '관계와 책임감'을 코칭의 핵심으로 삼았다. 그는 선수들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도, 인간적 관심을 보여주는 균형을 통해 신뢰를 구축했다. 훈련 전 시사 문제에 대한 토론을 이끌고, 원정 경기 때 팀 식사를 정례화한 것은 선수들이 서로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하는 전략이었다. 케빈 듀란트는 "삶, 가족, 와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과는 함께 일하고 싶어진다"며 포포비치와의 관계를 회상했다.
포포비치는 스타들에게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직설적인 코칭으로 유명했다. "던컨과 로빈슨에게 크게 소리치곤 했다"는 스티브 커 감독(골든스테이트)의 회상처럼, 엄격했지만 선수들의 신뢰를 받는 지도자였다는 평가다.
포포비치의 농구 철학은 시대에 따라 진화했다. 1999년에는 '트윈 타워'를 앞세워 우승했다면, 2014년엔 정교한 패스 게임으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에릭 스포엘스트라(마이애미 히트)감독은 "샌안토니오는 항상 새로운 농구 트렌드를 선도했다"며 포포비치의 적응력을 높이 평가했다.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 미치 존슨은 성명을 통해 "이 놀라운 기회를 갖게 돼 진심으로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우리 구단의 문화를 이어가도록 저를 신뢰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스퍼스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이 책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존슨은 지난 시즌 포포비치가 자리를 비운 동안 감독직을 맡아 31승 45패를 기록했다. 그는 선수 시절 스탠퍼드 대학에서 활약했으며, 브룩 로페즈, 로빈 로페즈, 랜드리 필즈와 함께 플레이했다. 로페즈는 "대학 시절 우리는 존슨을 '마에스트로'라고 불렀다"며 "그가 감독 자리에 오른 건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존슨은 이제 빅터 웸반야마와 디애런 폭스, 그리고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스테픈 캐슬을 중심으로 한 젊은 팀을 이끌게 된다. 스퍼스는 로터리 추첨과 새로운 선수 영입을 통해 내년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