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레전드' 알렉산더-아놀드, 친정 떠난다...레알 마드리드 이적 확정 [춘추 EPL]

반다이크·살라 잔류에도 떠나는 '홈타운 히어로'...20년 몸담은 구단과 결별 선언

2025-05-06     배지헌 기자
알렉산더-아놀드가 리버풀을 떠난다(사진=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SNS)

 

[스포츠춘추]

'리버풀 보이'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26)가 20년 동안 몸담았던 구단을 떠나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다.

리버풀과 알렉산더-아놀드는 5일(현지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아놀드가 이번 시즌이 끝나면 구단을 떠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스페인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아놀드는 레알 마드리드와 6년 계약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알렉산더-아놀드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20년간 리버풀에서 모든 순간을 즐기며 내 꿈을 이뤄왔다"며 "선수로서, 한 개인으로서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지금이 그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떠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6살 때 리버풀 아카데미에 합류해 20년 동안 성장한 '리버풀 보이'다. 프로 데뷔를 포함해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 두 차례 우승 등 모든 꿈을 리버풀에서 이뤘다. 리버풀 유스 출신으로 구단 주장을 맡았던 스티븐 제라드, 제이미 캐러거에 이어 리버풀의 홈타운 레전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알렉산더-아놀드의 이적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디 애슬레틱의 제임스 피어스 기자는 "알렉산더-아놀드의 이적은 리버풀에 깊은 상처가 될 것"이라며 "유럽 최고의 오른쪽 풀백을 잃는 것이 경기력 측면에서 큰 타격이지만, 더 큰 의미는 리버풀 팬들(쿱)에게 그가 '우리 팀의 리버풀 출신 선수'라는 정체성의 상징이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알렉산더-아놀드와 리버풀의 장기 계약 협상은 1년 전부터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알렉산더-아놀드는 계약 연장 논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 시즌을 맞았다. 당시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 감독의 오랜 동료 외르크 슈마트케를 스포츠 디렉터로 임시 기용하면서 구단 내부 변화가 컸다.

지난해 11월 마이크 고든 FSG(리버풀 구단주) 사장은 알렉산더-아놀드와 모하메드 살라, 버질 반 다이크 등 빅스타 3명의 재계약을 최우선 과제로 선언했지만, 2024년 1월 위르겐 클롭 감독의 퇴진 선언 이후 상황은 예상보다 더 복잡해졌다. 올해 4월 살라와 반 다이크가 연장 계약에 성공했지만, 알렉산더-아놀드는 결국 떠나는 선택을 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알렉산더-아놀드는 지난 3월 국제대회 휴식기 동안 아르네 슬롯 감독을 직접 만나 떠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당시 발목 부상에서 회복 중이던 그는 슬롯 감독에게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면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리즈 원정에서 득점포를 터뜨리는 등 팀이 리그 우승을 확정할 때까지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 27일 리버풀이 토트넘을 상대로 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팬들의 열렬한 환호에 팔을 벌리며 감정적인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존 W. 헨리 구단주는 이 자리에서 "(작별이) 실망스럽지만 당신의 미래를 응원한다"는 인사를 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해 11월부터 알렉산더-아놀드 영입에 자신감을 보였다. 올 시즌 초반 다니 카르바할의 십자인대 부상 이후 오른쪽 풀백 보강이 시급해진 레알은 지난 12월 1월 이적시장 영입을 시도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꾸준히 접촉을 이어갔고, 지난 3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구단 고위층에게 영입이 확정적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은퇴한 지단의 등번호 5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친한 친구인 주드 벨링엄과 한 팀에서 뛰게 된다. 영국 매체는 알렉산더-아놀드의 이적 결정이 단순히 금전적 이유가 아닌 새로운 환경에서의 도전과 자기 계발을 위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