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안첼로티, 브라질 국대 감독 맡는다..."두 아이콘의 역사적 만남" [춘추 월드컵]
100년 만에 브라질 지휘하는 외국인 감독... 20년 만의 월드컵 우승 도전
[스포츠춘추]
유럽 최고의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다.
브라질축구협회(CBF)는 5월 13일(한국시간) "안첼로티 감독이 오는 5월 26일부터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이끌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안첼로티는 1925년 라몬 플라테로 이후 약 100년 만에 브라질 축구대표팀을 맡는 외국인 사령탑이 됐다.
안첼로티 감독은 스페인 라리가 시즌이 끝나는 5월 26일 공식 부임해 다음 달 파라과이, 에콰도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부터 팀을 지휘할 예정이다. 계약 기간은 2026년 월드컵까지다.
CBF는 공식 성명을 통해 "두 개의 아이콘이 만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유일한 5회 FIFA 월드컵 챔피언 팀과 유럽 정상급 대회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을 가진 감독이 함께하게 됐다"고 환영했다.
이어 "안첼로티 감독의 영입을 위해 협조해준 레알 마드리드와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레알 마드리드와 2026년 6월까지 계약 중이었던 안첼로티 감독은 이번 결정으로 계약 기간을 1년 앞당겨 떠나게 됐다. 레알은 최근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3대 4로 패배하며 리그 우승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었다. 현재 레알은 바르셀로나에 승점 7점 차로 뒤진 2위에 머물러 있어 4년 만에 우승 없이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첼로티 감독은 30년 감독 경력 동안 유럽 최고의 명장으로 인정받았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만 두 차례 지휘봉을 잡고 총 15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와 라리가 더블 우승을 달성했다.
안첼로티는 AC 밀란(2003, 2007)과 레알 마드리드(2014, 2022, 2024)에서 통산 5차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어 이 대회 역대 최다 우승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이탈리아(AC 밀란), 잉글랜드(첼시), 프랑스(파리 생제르맹), 독일(바이에른 뮌헨), 스페인(레알 마드리드)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해 유럽 5대 리그를 모두 제패한 유일한 감독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필 헤이 기자는 "역대 최고의 클럽 감독을 꼽는다면 안첼로티가 충분히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며 "축구 철학보다는 뛰어난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실용적 접근법으로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은 지난 3월 도리바우 주니오르 감독을 경질한 후 새 사령탑을 물색해왔다. 현재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5패를 당해 4위에 머물고 있지만, 6위까지 월드컵 직행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본선 진출은 유력한 상황이다.
브라질은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5차례 월드컵을 우승했지만, 지난 2002년 이후 22년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마지막 코파 아메리카(남미선수권) 우승도 2019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