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여파-사생활 논란 영향 없었다...'74분 활약' 손흥민, 유로파 결승 출전 청신호 [춘추 EPL]

37일만의 선발 손흥민, 그라운드 밖 논란에도 건재한 모습 확인...유로파 결승 준비

2025-05-17     배지헌 기자
손흥민이 74분을 소화했다(사진=손흥민 SNS)

 

[스포츠춘추]

37일 만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이 그라운드 안팎의 악재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74분간 활약을 펼쳤다. 오는 22일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확인하는 중요한 테스트를 무리없이 통과했다. 

손흥민은 5월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 경기에서 왼쪽 윙으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4월 10일 첼시전 이후 첫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후반 29분 도미니크 솔란케와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손흥민은 최근 그라운드 안팎에서 큰 악재와 마주했다. 운동장 안에선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4월 13일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에서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로 발을 다쳤고,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 이달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교체로 32분간 출전했다. 그리고 유로파 결승을 앞둔 이날 경기에서 37일 만의 선발 기회를 받았다.

그라운드 밖에선 사생활 논란이 괴롭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은 임신을 빙자한 20대 여성 A씨에게 협박을 받아 3억 원을 지급한 후, 추가 금전 요구를 받자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공갈 혐의를 받는 A씨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이들은 지난 14일 체포됐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 "손흥민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태아 초음파 사진 등을 SNS로 전송했다. 올해 3월에는 A씨의 연인 B씨가 등장해 임신 사실을 언론에 폭로하겠다며 추가로 7,000만 원을 요구했다. 약 3개월간 협박에 시달리다 손흥민은 "더 이상 협박에 응하지 말고 강력 대응하자"며 지난 7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런 안팎의 악재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손흥민은 이날 빌라전에서 여러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전반 40분, 수비 진영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부바카르 카마라를 제치고 빌라의 페널티 박스까지 단숨에 치고 들어갔다. 크로스가 동료에게 정확히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부상 후에도 그의 스피드와 체력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줬다.

또한 한 차례는 매티 캐시를 제치고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다. 골대를 살짝 넘어갔지만, 여전한 드리블 능력과 결정력을 보여준 장면이다. 윌슨 오도베르, 세르히오 레길론과의 왼쪽 측면 패스 연결도 매끄러웠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제이콥 탄스웰과 제이 해리스는 "손흥민이 예상보다 날카로웠고 토트넘의 가장 큰 위협이었다"며 "전반전에 여러 차례 캐시의 뒤공간을 파고들어 빌라에 문제를 일으켰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이날 토트넘은 후반전에 2골을 허용, 0대 2로 패하며 리그 21패째를 기록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11승 5무 21패(승점 38)로 20개 팀 중 17위에 머물렀다. 프리미어리그 최근 6경기에서 1무 5패의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1992년 프리미어리그 창설 이후 한 시즌 최다 패 기록을 세웠다. 반면 홈팀 아스톤  빌라는 이날 승리로 66점을 기록해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이제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유로파리그 결승에 올인하고 있다.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현지 언론은 손흥민의 선발보다는 교체 투입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지만, 이날 74분을 무리 없이 소화한 경기력을 고려하면 선발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감성보다는 이성으로 출전 선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