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탕아' 시너 vs 알카라스, 세계랭킹 1, 2위 꿈의 대결 성사...ATP 투어 로마오픈 결승 [춘추 테니스]
도핑 징계 마친 시너, 부상 여파 극복한 알카라스...프랑스오픈 전초전 성격의 빅매치
[스포츠춘추]
테니스 세계 최강자들의 '꿈의 대결'이 성사됐다. 세계 1위 야닉 시너(이탈리아)와 세계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총상금 805만 유로를 걸고 ATP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단식 결승에서 격돌한다.
시너는 5월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토미 폴(12위·미국)에게 1-6, 6-0, 6-3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앞서 열린 첫 번째 준결승에서는 알카라스가 로렌초 무세티(9위·이탈리아)를 6-3, 7-6(7-4)으로 꺾고 결승행 티켓을 먼저 따냈다.
지난 대회 기간 동안 진행된 교황 선출과 '탕아의 귀환'으로 일컬어지는 시너의 복귀로 주목을 받은 로마 대회는 세계 최고의 두 남자 테니스 선수의 결승 맞대결로 화려한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결승은 현재 ATP 투어에서 가장 주목받는 라이벌 매치업의 11번째 대결이다. 양 선수의 상대 전적은 알카라스가 6승 4패로 앞서 있으며, 최근 3경기에서는 모두 알카라스가 승리했다. 지난해 10월 차이나오픈 결승이 두 선수의 마지막 맞대결이었다.
시너는 이번 대회가 3개월 도핑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후 첫 복귀 무대다. 그는 지난해 클로스테볼(금지된 동화 스테로이드)가 소량 검출되어 두 차례 양성 반응을 보인 혐의로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복귀 후 무서운 기세로 26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날 준결승 경기 출발은 좋지 않았다. 1세트를 1-6으로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위너 2개에 비해 언포스드 에러가 13개나 나왔다. 하지만 2세트부터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세트를 6-0으로 완승한 뒤 9게임 연속 따내는 저력을 보였고, 3세트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6-3 승리를 거뒀다.
다만 시너의 걱정거리는 오른쪽 다리 부상이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불편함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에 관해 시너는 "3라운드부터 발바닥에 작은 물집이 생겨 움직임에 제약이 있었다"며 "다리 자체는 약간 긴장된 상태일 뿐 심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승전에서는 아드레날린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요일에는 100% 컨디션으로 경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알카라스는 오른쪽 다리 통증으로 이달 초 마드리드오픈을 불참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완벽하게 회복된 모습을 보여주며 결승에 올랐다. 이번 결승 진출로 알카라스는 다음 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2위 자리를 확보했다.
두 선수의 결승전은 곧 열릴 프랑스오픈의 완벽한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프랑스오픈에서도 시너와 알카라스는 각각 1, 2번 시드를 배정받을 예정이며, 클레이코트 그랜드슬램의 최후 승자로 예상되고 있다.
시너는 "일요일에 이기려면 내 최고의 테니스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카를로스가 오늘 믿을 수 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번 결승은 19일(현지시간) 로마 포로 이탈리코에서 열린다. 시너가 우승할 경우 1976년 아드리아노 파나타 이후 49년 만에 이 대회 단식에서 우승하는 이탈리아 선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