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이만수, 제3회 발달장애인 티볼야구대회 개최..."꿈을 버리지 않으면 이루어진다"

30일 경기도 김포시 신곡리 전호생활야구장에서 개막...발달장애인들의 사회참여와 여가활동 증진 목표

2025-05-18     배지헌 기자
현역 시절 못지않은 열정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사는 이만수(사진=삼성)

 

[스포츠춘추]

"발달장애인도 야구를 통해 두 팔 벌려 세상 속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사나이 이만수(66)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국내 발달장애인 스포츠 활성화에 또 한 번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다.

5월 30일 경기도 김포시 신곡리 전호생활야구장에서 '제3회 이만수배 발달장애인 티볼 야구대회'가 개최된다. 헐크파운데이션이 주최하고 한국발달장애인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참여와 여가활동 증진을 목표로 열린다.

대회는 투수 없이 고정된 공을 타자가 치는 티볼 방식으로 진행된다. 티볼은 규칙이 단순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 프로야구 1호 안타, 1호 홈런, 1호 트리플크라운 등 숱한 '최초' 기록을 세운 이만수 이사장은 이제 발달장애인 스포츠 영역에서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그는 "처음 대회를 시작했을 때는 '왜 그런 걸 하느냐', '장애인을 이용하려는 거 아니냐'는 오해와 비판이 많았다"면서도 "사람이 꿈을 버리지 않으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늘 믿는다"고 말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2022년 애화학교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티볼이 발달장애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처음 목격했다고 한다. "친구들과 뛰며 땀 흘리는 순간, 그들의 눈빛은 살아 있었다. 그때 닫혀 있던 야구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희망이 피어났다"고 회상했다.

이번 대회 슬로건은 '두 팔 벌려 세상 속으로'다. 발달장애인들이 세상과 어우러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다.

이 이사장은 "발달장애인도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고, 여가활동과 사회참여는 이들에게도 당연한 권리"라며 "이 대회를 통해 '발달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길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가 거듭될수록 참가 문의도 전국에서 쇄도하고 있다. 한 대회 참가자 어머니는 "아이가 저렇게 웃는 모습은 처음 봅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한다.

이만수 이사장은 현역 시절 별명처럼 '헐크'급 활약으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1982년 삼성 라이온즈 창단멤버로 프로에 입단해 1997년까지 16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뛰며 영구결번(22번)을 받았다. 은퇴 후에는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코치 SK 와이번스 감독등을 역임했다.

2014년 SK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야구를 통한 재능기부와 자원봉사에 헌신하고 있다. 라오스에 야구단 '라오 J 브라더스'를 창단해 구단주를 맡고 있으며,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후 활동 영역을 베트남까지 넓히며 인도차이나 반도 전역에 야구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로 달려왔다.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팀이 역사적인 첫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세상에 쉬운 일은 없지만, 희망과 용기를 품고 시작하면 생각지도 못한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며 "티볼이 발달장애인 사회에 뿌리내리고, 이들의 삶을 바꾸는 그날까지 열정으로 뛰고 또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