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오타니' 김성준, 텍사스 공식 입단...계약금 120만 달러 "탁월한 재능, 화려하게 꽃피울 것" [춘추 MLB]

광주일고 선수 역대 다섯번째 MLB 계약...코리안 빅리거 역사 새로 쓸 '투타 겸업' 도전

2025-05-19     배지헌 기자
텍사스와 계약한 김성준(사진=텍사스 레인저스 SNS)

 

[스포츠춘추]

제2의 오타니 쇼헤이를 꿈꾸는 광주일고 투웨이 플레이어 김성준(18)이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텍사스 구단은 5월 19일(한국시간) 김성준을 국제자유계약선수(IFA)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성준의 입단 계약금은 120만 달러(약 16억8천만원)로, 소속 에이전시 리코스포츠를 통해 확인됐다.

이번 계약으로 김성준은 광주일고 출신으로 김병현(애리조나, 1999년), 최희섭(시카고 컵스, 1999년), 서재응(뉴욕 메츠, 1998년), 강정호(피츠버그, 2015년)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선수가 됐다. 대학 혹은 KBO리그를 거쳐 미국에 진출한 선배들과 달리, 김성준은 고교 재학 중 미국무대로 직행하는 길을 택했다.

해밀턴 와이스 텍사스 국제 스카우트 담당 이사는 "세계적 수준의 재능과 인성을 겸비한 김성준을 영입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그는 유격수로서의 수비력과 타석에서의 파괴력뿐만 아니라, 마운드에서도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고 극찬했다.

텍사스 구단은 김성준을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와 같은 투타 겸업 선수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와이스 이사는 "우리 구단은 김성준을 투타 겸업 선수로 육성할 확고한 의지가 있다"며 "김성준이 이러한 도전에 필요한 모든 자질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신장 188cm, 체중 83kg의 탄탄한 체격에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지닌 김성준은 고교야구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아 왔다. 마운드에서는 최고 153km/h의 강속구를 던지며, 두 가지 수준급 변화구와 헛스윙을 유도하는 날카로운 스플리터까지 구사한다. 타석에서도 올 시즌 타율 .333, OPS 1.015의 성적으로 투타 양면에서 활약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해 2학년 선수로는 유일하게 연말 시상식에서 '퓨처스 스타대상' 스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는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권역 MVP를 차지하는 등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유망주로 인정받았다. 이미 2학년인 지난해부터 김성준을 보기 위해 미국 스카우트들이 목동야구장과 광주일고를 찾을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김성준은 텍사스 구단의 국제 스카우트 박광민의 통역을 통해 KBO 드래프트 대신 메이저리그 직행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빅리그에 더 빨리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지만, 어떠한 후회도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더 빠른 성장과 발전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믿기에 텍사스와의 계약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김성준(사진=텍사스 레인저스 SNS)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김성준(사진=텍사스 레인저스 SNS)

 

와이스 이사는 한국 고교생의 직접 영입이 구단에게도 전례 없는 도전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음식, 언어, 코칭 방식 등 모든 환경이 다를 것"이라며 "우리는 김성준이 성공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앞으로 1년간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그가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현재 김성준의 투수로서의 기량이 더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텍사스 구단은 그의 타자로서의 잠재력 또한 높게 평가하고 있다. 와이스 이사는 "투타 겸업의 성공 여부는 기술적 능력보다 정신적 의지에 달려있다"며 "진정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갈망하고, 어려움 앞에서 위축되지 않고 정면으로 도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성준은 자신이 내린 결정의 무게와 책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성숙한 선수"라며 "우리는 그의 인성과 정신력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마쳤고, 매우 인상적인 젊은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초기 적응 과정만 성공적으로 극복한다면, 탁월한 재능이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하게 꽃피울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전망했다.

김성준은 현재 광주일고 3학년에 재학 중이며 2026년 1월 졸업 후 텍사스 구단에 정식 합류할 예정이다.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게 된다. 김성준이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다면, 한국인 최초의 투타 겸업 메이저리거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