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못 나갈 수도...FIFA의 경고, 광주 FC 420만원 미납이 부른 '나비효과' [춘추 이슈]

징계결정문에 "FIFA 대회 참가 자격 상실" 명시, 보고 의무 불이행 시 제재

2025-05-22     배지헌 기자
광주 FC가 SNS에 게재한 안내문(사진=광주 FC SNS)

 

[스포츠춘추]

프로축구 광주FC의 연대기여금 미납 사태가 한국 축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광주FC 징계를 대한축구협회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월드컵 출전까지 금지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22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FIFA 징계결정문에는 "대한축구협회는 등록 금지 조치 이행 증거를 FIFA에 제공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잠재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겼다. FIFA는 제재 예시로 'FIFA 대회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월드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대회 등 모든 국제대회를 의미한다.

사태는 광주FC가 2023년 아사니 영입 과정에서 발생한 연대기여금 3000달러(약 420만원)를 행정착오로 미납하면서 시작됐다. FIFA는 지난해 12월 광주에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내렸지만, 담당자 휴직으로 구단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축구협회 역시 징계를 파악하지 못한 채 겨울 이적시장에서 광주 선수 10명을 정상 등록했다.

축구협회는 "고의성이 없는 행정 실수"라며 해당 선수들을 무자격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FIFA는 징계가 '자동적'으로 '즉시' 시행되며, 축구협회가 이행 여부를 보고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유사 사례로 2011년 스위스 구단 시옹이 있다. 시옹은 선수 영입 금지 징계 중 계약한 선수들을 유럽축구연맹(UEFA) 경기에 출전시켰다가 결국 스위스 리그 승점 36점을 삭감당했다.

광주FC는 21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철저한 원인 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밝히겠다"고 밝혔다고 알려졌다. 김승희 축구협회 신임 전무이사도 기자간담회에서 "축구협회가 미숙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헛되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협회는 전날 FIFA로부터 광주가 연대기여금을 납부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자격 선수 출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일례로 포항 스틸러스는 광주가 무자격 선수를 출전시켰다며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420만원짜리 행정실수가 한국 축구 전체의 국제무대 출전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으로 비화된 가운데, 축구협회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