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배출한 MLB 10승 투수의 시련...벤 라이블리, 토미존 수술로 시즌 아웃 [춘추 MLB]

한국 시절부터 부상 잦았던 라이블리, 메이저리그 정착 후 또다시 큰 수술

2025-05-24     배지헌 기자
토미존 수술로 시즌을 마감한 라이블리(사진=MLB.com)

 

[스포츠춘추]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출신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벤 라이블리(33)가 토미존 수술로 시즌을 마감했다. KBO리그 역수출 선수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라이블리가 큰 시련 앞에 마주하게 됐다.

5월 24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라이블리가 우측 팔꿈치 척골측부인대(UCL) 재건술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수술은 텍사스주 알링턴의 키스 마이스터 박사가 집도할 예정이며, 예상 재활 기간은 12~16개월로 사실상 내년 시즌 전반기까지 아웃 확정이다.

앞서 13일 우측 굴곡근 건 긴장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라이블리는 이번 주 초 마이스터 박사로부터 2차 검진을 받은 결과 굴곡근 건 손상과 함께 척골측부인대 부족으로 인한 팔꿈치 관절 이완까지 발견됐다. 이에 구단 팀 닥터와 마이스터 박사는 인대 재건술과 굴곡근 건 복구술을 동시에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KBO리그 시절부터 유독 부상이 잦았던 라이블리였다. 2019년 덱 맥과이어의 대체 선수로 삼성에 합류한 라이블리는 첫 시즌 4승 4패 평균자책 3.95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에 힘입어 2020년 재계약했지만 부상으로 시즌 초반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기 맹활약으로 팀의 신뢰를 얻어 다시 재계약에 성공했다.

3번째 시즌인 2021시즌에도 또다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전반기 내내 어깨 통증에 시달리다 결국 6월 웨이버 공시되며 한국과는 아쉬운 이별을 해야 했다. 삼성 구단 역사에서 드물게 3시즌을 활약한 외국인 투수였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아 기량만큼의 실적을 내지 못했다. 

라이블리는 한국을 떠난 후 전성기를 맞았다. 2022시즌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한 시즌을 보낸 뒤 2023년 12월 클리블랜드와 1년 75만 달러로 계약했다. 그리고 2024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을 올리며 빅리그 선발투수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올해는 팀 사정으로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영예까지 누렸다.

라이블리는 부상 전까지 올시즌 10경기 선발에서 2승 2패 평균자책 3.22를 기록 중이었고, 5월 들어서는 3경기 14이닝 단 1실점으로 환상적인 투구를 하던 중이라 더욱 아쉬움이 크다. 부상으로 조기 강판당한 지난 12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도 첫 3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는 중이었다.

라이블리는 브룩스 레일리, 메릴 켈리, 에릭 페디 등과 함께 KBO 출신 역수출 선수로 주목받는 성공사례 중 하나였다. 하지만 33세라는 나이에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12~16개월의 긴 재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내년 시즌 복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