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빠진 자리, 라이벌이 채웠다...윤도현 홈런+동점타 맹활약, KIA 키움 대파 [춘추 이슈]

1호 홈런·동점타로 역전 발판 마련...키움은 9연패 수렁으로

2025-05-28     배지헌 기자
김도영의 빈 자리를 채운 윤도현(사진=KIA)

 

[스포츠춘추]

KIA 타이거즈가 슈퍼스타 김도영의 부상 공백을 고교 시절 라이벌이었던 윤도현의 맹활약으로 극복하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KIA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3대 7로 역전승을 거뒀다. 장단 17안타를 퍼부은 KIA는 26승 26패로 지난 18일 이후 열흘 만에 5할 승률을 회복했다. 반면 압도적인 최하위팀 키움은 9연패로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이날 경기 최고의 주인공은 윤도현이었다.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2번 타순에 배치된 윤도현은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5회말 추격의 발판이 된 시즌 1호 솔로 홈런과 6회말 동점을 만든 적시타가 백미였다.

윤도현과 김도영은 고교 시절부터 광주·전남 지역을 대표하는 라이벌로 통했다. 윤도현은 광주일고 간판선수로, 김도영은 광주동성고 유망주로 많은 관심을 받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프로 입단 후 행보는 극명하게 갈렸다. 김도영이 빠르게 1군 무대에 안착해 지난해 리그 MVP에 오를 동안, 윤도현은 연이은 부상으로 인한 긴 터널을 통과해야 했다.

김도영은 전날 경기에서 우측 햄스트링 2도 손상 진단을 받으며 당분간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햄스트링을 다쳤던 김도영에게는 더욱 안타까운 부상이다. '대체불가' 선수로 평가받는 김도영의 공백 앞에서 윤도현에게 운명적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경기는 키움이 먼저 주도권을 잡았다. 1회초 송성문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하며 1997년 해태 이종범이 세운 29연속 도루 기록을 넘어 30연속 도루 성공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어 최주환과 루벤 카디네스, 이주형의 연속 안타로 2대 0 리드를 잡았다.

KIA도 차근차근 반격했다. 2회말 박찬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격한 뒤 3회말에는 오선우가 시즌 5호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2대 2 동점을 만들었다. 오선우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5회초 키움이 2사 만루에서 김건희의 싹쓸이 3루타와 이형종의 적시타로 4점을 뽑아내면서 승부가 기울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 윤도현의 활약이 시작됐다.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윤도현이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추격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어 상대 폭투와 김석환의 적시타로 5대 6까지 바싹 따라붙었다.

KIA는 6회말 5득점 빅이닝을 통해 완전히 경기를 뒤집었다. 김규성의 내야 안타와 박찬호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만든 뒤 윤도현이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불붙은 KIA 타선은 최형우의 역전 희생플라이, 김태군의 1타점 2루타, 황대인과 김호령의 연속 적시타로 10대 6까지 달아났다.

8회말에는 김호령이 2사 2·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키움은 9회초 임지열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너무 크게 벌어진 점수차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KIA는 이번 승리로 위닝시리즈를 확정하며 상승 기류를 이어갔다. 김도영이라는 핵심 전력을 잃었지만, 윤도현을 비롯한 백업 선수들의 활약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저력을 보여줬다. 김도영의 복귀 시점까지 윤도현의 이런 활약이 지속된다면, 고교 라이벌이 KIA 라인업에서 동반 활약하는 광경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