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최초 여성 단장 킴 응, 이번엔 소프트볼리그 창설...메이저리그도 대규모 투자 '동참' [춘추 MLB]
MLB가 지분 참여, 20% 이상 확보...적극적인 마케팅 활동도 진행
[스포츠춘추]
사상 최초의 메이저리그 여성 단장 킴 응이 주도하는 여성 소프트볼 리그가 출범한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5월 29일 전 마이애미 말린스 단장 킴 응이 수석 고문으로 참여하는 애슬리츠 언리미티드 소프트볼리그(AUSL)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스포츠 네트워크 ESPN에 따르면 MLB는 AUSL 지분 20% 이상을 확보하며, 북미 주요 프로스포츠리그가 여성 전문리그에 창설 이후 대규모 투자를 하는 첫 사례가 됐다.
MLB는 이번 투자로 AUSL의 리그 운영비용을 지원하고, 판매·마케팅·방송·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AUSL과 선수들의 인지도 향상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연간 여성스포츠 수익이 1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MLB의 공식 인정이 AUSL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리그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니 리에긴스 MLB 야구발전담당 최고책임자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 이 분야에 진출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단순히 좋은 리그가 아닌 위대한 리그를 만들어 젊은 여성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MLB는 AUSL 경기를 MLB 네트워크와 MLB.TV를 통해 중계하며, 6월 7일 시즌 개막전도 생중계한다. ESPN과도 별도 중계권 계약을 맺은 AUSL은 올 시즌 총 72경기를 모두 전국 지상파 TV로 중계할 예정이다.
특히 AUSL은 소속 선수들이 MLB 올스타전과 포스트시즌에 참석해 여자 프로소프트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도 추진한다. 단순 후원을 넘어 통합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되는 전략이다.
1996년 NBA가 WNBA를 창설해 약 60% 지분을 소유한 이후, 북미권 주요 남성 프로스포츠리그가 여성 종목에 창설 후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LB는 2002년 내셔널 프로 패스트피치와 협력한 바 있지만, 제한적인 미디어 환경 속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존 패트리코프 애슬리츠 언리미티드 CEO는 "여자 프로소프트볼과 여성스포츠 전체에 분수령이 되는 순간"이라며 "금전적 투자뿐만 아니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4월 AUSL 수석 고문에 취임한 킴 응은 "여자 대학 소프트볼 월드시리즈가 최근 몇 년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여성 소프트볼 시장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2024년 NCAA 디비전 I 여자 대학 소프트볼 월드시리즈 결승전에는 200만 명이 시청해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고 ESPN이 밝혔다.
AUSL은 6월 7일 개막해 4개 팀이 각각 24경기씩 치른 뒤 올스타컵을 개최한다. 리그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각종 방송을 통해 메이저리그 팬들에게도 친숙한 제니 핀치, 캣 오스터만, ESPN 진행자로 유명한 제시카 멘도사 등이 고문으로 참여한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여성스포츠가 매우 흥미진진한 시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소프트볼이 번영하기를 원한다"며 "팬덤을 견인하고 소프트볼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며 모든 여성 운동선수들에게 혜택을 주는, 지속가능하고 영향력 있는 리그 구축을 돕겠다"고 밝혔다.
패트리코프 CEO는 "소프트볼은 아마추어와 대학 차원에서 성장하고 있으며, 2028년 LA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카고 화이트삭스,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에서 21년간 프런트 경력을 쌓은 킴 응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여성 최초로 메이저리그 단장을 맡아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