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행 효과? 한화 엄상백, 16일 만의 1군 복귀전 5이닝 2실점...78억 FA 반등 시작 [춘추 이슈]

9회 타선 대폭발 한화, NC 꺾고 위닝시리즈 확보...KT 로하스는 아들 시타 날 홈런포

2025-05-31     배지헌 기자
한화의 78억 FA 엄상백(사진=한화)

 

[스포츠춘추]

한화 이글스의 '78억 FA' 엄상백이 16일 만의 1군 복귀전에서 5이닝 2실점 호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KT 위즈 멜 로하스는 시타하러 온 아들 앞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한화는 5월 3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대 6으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지난 16일 2군으로 내려갔던 엄상백은 퓨처스리그에서 재정비를 마치고 복귀한 첫 등판에서 5이닝 8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다. 비록 마무리 김서현의 블론세이브로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남은 시즌 반등 실마리를 확인한 등판이었다.

2024시즌 종료 후 KT에서 한화로 이적한 엄상백은 4년 최대 78억원이라는 거액 계약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시즌 초반 8경기에서 1승 4패 평균자책 6.68로 부진했고, 특히 5월 3경기에서는 10.2이닝 동안 11자책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결국 지난 16일 1군에서 말소되는 수모를 당했다.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조정을 마치고 올라온 엄상백은 이날도 경기 초반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회말 한석현의 안타와 박민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1사 1, 2루 위기에 몰렸고, 2회말에도 김휘집의 3루타와 천재환의 1타점 적시타로 먼저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위기에서 보여준 대처 능력이 달랐다. 1회말 위기에선 맷 데이비슨과 박건우를 뜬공으로 잡아냈고, 2회말엔 선제점을 내준 뒤에도 추가실점 없이 막아냈다.

4회말에도 위기 관리 능력이 빛났다. 2아웃 이후 김휘집과 천재환의 연속 안타, 안중열의 몸에 맞는 볼로 찾아온 2사 만루 위기에서 한석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대량실점 위기를 넘겼다. 5회말엔 김주원과 박민우의 연속 안타 후 데이비슨의 희생플라이로 1실점했지만 추가점은 주지 않고 승리투수 자격을 지켰다. 5회까지 83구를 던진 엄상백은 6회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8회말 마무리 김서현이 등판했지만 3대3 동점을 허용하며 원점으로 돌아간 경기. 한화는 9회초 공격에서 바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반격에 나선 한화는 에스테반 플로리얼과 하주석의 연속 안타, 문현빈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노시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다시 리드를 잡은 한화는 채은성의 2타점 2루타로 6대 3을 만들었다. 3루 파울선을 아슬아슬하게 걸친 이 타구는 비디오 판독을 거쳐 페어 판정이 났고, 판독 결과에 항의한 이호준 감독은 퇴장당했다.

한화의 공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재훈의 1타점 2루타와 이도윤의 1타점 적시타까지 보태 9회에만 6점을 뽑아냈다. 총 12안타를 몰아친 한화 타선에서는 채은성이 3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플로리얼이 5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마무리 김서현은 1.1이닝 동안 3실점으로 세이브는 날렸지만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승리로 2위 한화는 34승 23패를 기록했고, 8위 NC는 23승 3무 27패로 5연패에 빠졌다.

한편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는 KT가 멜 로하스의 홈런포를 앞세워 KIA 타이거즈를 5대 1로 꺾으며 3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경기엔 시타자로 로하스의 아들 멜 크루 알렉산더 로하스 3세가 초청됐고, 시구는 KT 투수 윌리암 쿠에바스의 아들이 담당했다.

아들의 시타를 멀리 외야에서 지켜본 로하스는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으로 아들에게 아빠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KIA 윤영철의 슬라이더를 받아친 타구는 비거리 121.5m의 큼직한 홈런이 됐다. KBO리그 통산 172호 홈런을 기록한 로하스는 타이론 우즈(두산)가 보유한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 174개에 2개 차로 접근했다.

경기는 1대 1 동점에서 8회말 타선이 폭발한 KT가 승리를 가져갔다. 장성우와 권동진의 연속 볼넷으로 1사 1, 2루를 만든 KT는 허경민의 결승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이어 권동진이 기막힌 슬라이딩으로 포수 태그를 피하며 추가 득점했고, 오윤석과 김상수의 연속 적시타로 8회에만 4점을 뽑아냈다.

KT 선발 소형준은 6이닝 1실점의 준수한 투구로 팀 승리의 기반을 만들었다. 5회 2루수 오윤석의 송구 실책으로 1실점한 것 외에는 시종일관 KIA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마지막 1.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마무리 박영현은 시즌 첫 승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