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데나스→카디네스, 이름 바꿔도 유리몸은 그대로...팔꿈치 굴곡근 손상 6주 이탈 [춘추 이슈]
6주 진단으로 장기 이탈 유력...푸이그 방출 후 남은 외국인 타자마저 부상 이탈
[스포츠춘추]
키움 히어로즈가 마지막 하나 남은 외국인 타자의 부상 이탈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삼성 시절 태업 논란에 시달렸던 루벤 카디네스가 올해도 부상으로 조기에 팀을 떠날 위기에 놓였다.
키움 구단은 6월 4일 경기를 앞두고 카디네스가 병원 재검진 결과 우측 팔꿈치 굴곡근 손상 진단을 받았고, 복귀까지 6주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카디네스는 지난달 31일 고척 두산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느껴 경기 중에 교체됐고, 1차 검진에서 팔꿈치 굴곡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3일 2차 검진에서도 같은 진단이 나오면서 장기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키움으로선 최악의 타이밍이다. 키움은 이날 경기 전까지 62경기 16승 1무 45패 승률 0.262로 압도적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9위 두산과는 무려 9.5경기 차이다. 5월 마지막날 두산을 상대로 승리하며 창단 최다 10연패에서 간신히 탈출했고, 6월 1일 승리로 5월 한 달간 없었던 연승까지 성공했지만 여전히 바닥이다.
무엇보다 키움의 공격력은 역대 최악 수준이다. 팀 득점 214점(10위), 타율 0.231(10위), 출루율 0.300(10위), 장타율 0.332(10위)로 모든 공격 지표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타자 WAR 합계가 -1.59승으로 유일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타자 WAR이 마이너스인 팀은 프로야구 역사상 한 팀도 없었다.
키움은 올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타자 2명을 동시 활용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과거 키움에서 활약했던 야시엘 푸이그를 다시 불러들이고, 카디네스와도 계약하면서 공격력 강화를 꾀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고, 푸이그는 어깨 부상과 성적 부진으로 지난달 19일 웨이버 공시됐다.
키움은 푸이그 대신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하며 외국인 타자 2명 체제를 포기했다. 하지만 푸이그를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남은 외국인 타자 카디네스마저 부상으로 이탈하게 됐다. 졸지에 외국인 타자가 한 명도 없는 상태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카디네스는 지난해 삼성에서 뛰면서 부상과 태업 꼬리표에 시달렸다. 삼성 구단은 병원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공백이 길어졌고 7경기 만에 방출됐다. 이후 태업 의혹은 벗어났지만 몸 상태에 대한 의문은 여전했다. 키움의 카디네스 영입에 비판이 쏟아지자, 구단은 "이런 점을 고려해 두 차례 화상 면담을 통해 카디네스의 성향과 워크에식을 꼼꼼히 검증한 뒤 영입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키움이 이중 삼중 체크했다는 카디네스는 키움에서도 여전히 부상을 달고 살았다. 지난달 25일 KT전부터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반등하는 듯 보였지만, 이후 3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한 뒤 결국 부상으로 이탈했다.
키움은 아직 대체 외국인 타자를 기용할지 완전 교체할지는 미정인 단계다. KBO리그 규정에 따르면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6주 이상 진단을 받으면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하지만 카디네스의 부진한 성적을 고려하면 완전 교체 쪽이 유력해 보인다.
안 그래도 역대 최악의 공격력으로 고전하는 키움으로서는 외국인 타자 부재라는 악재까지 겹쳐 더욱 고통스러운 시즌이 예상된다. 야심차게 시도한 외국인 타자 2명 체제가 완전한 실패로 돌아가면서, 키움의 시즌은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