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판 돈 다 어디 갔나?" 키움 팬들의 참아왔던 분노가 폭발했다...성명서 발표+근조화환 시위 [춘추 이슈]

근조화환 시위로 프런트 막장 운영 규탄...포스팅 수익 277억원 투명 공개 요구

2025-06-07     배지헌 기자
키움 히어로즈 팬들의 분노가 마침내 폭발했다(사진=키움)

 

[스포츠춘추]

오랫동안 참아왔던 키움 히어로즈 팬들의 분노가 마침내 폭발했다.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전에서 일부 키움 팬들은 근조화환을 설치하고 공식 성명서를 발표하며 구단의 막장 운영에 대한 강력한 규탄 의사를 표명했다.

이 팬들은 '키움 히어로즈 정상화를 촉구하는 팬'이란 이름으로 발표한 성명문에서 "구단의 구조적 운영 실패와 장기적인 무책임을 규탄한다"며 "히어로즈 프런트의 스포츠 정신이 죽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근조화환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팬들은 "수년간 전력 유출, 타격 지표 하락, 불투명한 자금 운용, 일관성 없는 전술 등 다양한 문제를 반복해왔음에도 구단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명확한 입장이나 개선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7일 경기를 앞둔 현재 키움은 65경기에서 19승 1무 45패, 승률 0.297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 LG와 승차는 19.5게임에 달하며,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은 5월 22일부로 일찌감치 0%가 됐다. 이대로라면 KBO리그 최초 100패도 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정후 포스팅 수익 277억원 어디에 썼나"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이정후와 라모스(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팬들의 가장 큰 분노는 이정후의 MLB 포스팅으로 얻은 막대한 수익의 불투명한 사용에 집중됐다. 성명서는 "이정후 선수의 MLB 포스팅으로 발생한 총 277억원(약 1882만 달러)의 수익이 정확히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특히 이정후 선수가 당부하고 간 선수 육성에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 증빙과 내역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팬들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는 구단임에도 불구하고, 코치와 스태프 수가 가장 적은 현실은 포스팅 수익의 사용처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막대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인색한 구단의 행태는 팬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프런트는 2025 시즌 운영 실패 책임져라"

키움 히어로즈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사진=키움)

성명서는 구단 프런트의 무책임한 운영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팬들은 "시즌 개막 전 키움 히어로즈 프런트는 2용타라는 도전적인 선택을 하며 저연차 선수들과 영입한 베테랑 선수들에게 실적에 근거한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며 "팬들은 팀의 선택을 믿고 따랐으나, 그 결과는 참담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외국인 선수 운영의 연이은 실패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2용병타자의 실패가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이었고, 구단도 이 때 재빠르게 실패를 인정하고 추후의 대책과 해법을 모색했어야 함에도, 한달이 더 지난 5월이 되어서야 용병투수로의 교체를 진행했다"며 "야시엘 푸이그가 어깨 부상으로 방출되고, 루벤 카디네스마저 굴곡근 부분 손상 진단으로 6주간의 장기 결장이 불가피해지면서 대체 선수를 영입해오며 불필요한 지출이 더해졌다"고 지적했다.

팬들의 비판은 현장 지휘부에도 향했다. 성명서는 "현재 히어로즈는 일관성 없는 타순 운용, 근거 없는 선수 말소 및 콜업, 무전술에 가까운 경기 운영을 반복하고 있다"며 "홍원기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 때 근거를 알 수 없는 희망에 가득 찬 말을 늘어놓으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까지 들게 만든다"고 직격했다.

특히 코치진에 대해서는 더욱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3년 연속 타격 지표 부문에서 최하위를 기록, 2년 연속 1군과 2군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치진의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는 것은 현장 운영에 대한 구단의 안일한 인식을 보여준다"며 "키움 히어로즈 프런트는 오윤 타격코치를 비롯한 현 코치진의 능력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 및 즉각적인 교체를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구단은 정말 우승을 목표로 하는가"

키움 히어로즈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사진=키움)

성명서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가? 이 물음은 단지 성적에 관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건, 구단이 지금껏 보여준 행보가 정말로 '우승을 향한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냐는 것이다."

팬들은 "구단의 반복된 트레이드와 FA 미계약, 주축 선수들의 포스팅과 군 입대 등 선수 이탈로 인해 전력 유출이 심화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 모든 행태를 리빌딩과 2026년 윈나우를 위한 기다림이라는 이름으로 감내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2025년 프리시즌에 강진성, 김동엽, 장필준, 오선진 등 베테랑 선수들을 영입하고 이우석, 손힘찬, 이준우 등 육성선수를 영입하며 전력 보강을 시도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이들 중 일부 선수는 현재 2군 경기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실정"이라며 "영입 선수들이 팀 전력에 유의미한 보강이 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팬들은 구단과의 소통 단절 문제도 강하게 제기했다. "현재 히어로즈는 팬 커뮤니티와의 공식 소통 채널이 사실상 단절되어 있다"며 "팬들의 비판과 의견을 억압하고 여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마케팅과 수익에만 연연하는 구단의 태도는 정상적인 프로 구단의 모습이라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팬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팬 유튜브 운영자 '키다리맨'은 "주축 선수를 지명권 트레이드로 떠나보내는 아픔에도 좋은 신인 선수를 뽑고 육성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팬들은 그럼에도 희망을 가지고 응원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지금의 성적은 모든 리스크들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 옥중경영 의혹의 핵심 인물들. 임상수 변호사, 박준상 전 대표이사, 이장석 전 대표이사(사진=스포츠춘추 DB)

팬들은 다섯 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2025 시즌 운영 실패에 대한 프런트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과 책임 설명 △외국인 선수 운영 및 용병 교체 지연에 대한 내부 평가와 시스템 개선 △감독 및 코치진의 전술 부재와 성과 부진에 대한 인사 검토 △이정후 선수의 MLB 포스팅 수익 277억원의 사용 내역에 대한 투명한 공개 △운영진과 팬 간 소통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례 질의응답 창구 마련이다.

팬들은 "이번 시위는 성적 하락으로 인한 감정적 항의가 아니라 키움 히어로즈라는 구단이 프로야구단으로서의 기능과 책임을 갖춘 운영 시스템을 다시 갖추기를 바라는 팬들의 건설적인 문제 제기"라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히어로즈라는 이름이 야구로 기억되기를 원한다면, 이제는 변화하십시오. 팬들은 히어로즈의 정상적 운영을 간절히 바랍니다"라는 간곡한 호소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