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맞는 영상 반복 재생에 긁힌 커쇼, 세인트루이스에 "삼류 같은 놈들" 강력 비난 [춘추 MLB]
2014년 NLDS 홈런 영상 반복 재생에 분노...5이닝 호투로 완벽 복수
[스포츠춘추]
LA 다저스의 레전드 좌완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제대로 긁혔다. 커쇼가 상대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향해 "삼류 리그 같은 놈들"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논란의 발단은 6월 8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홈구장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3연전 마지막 경기 전 상황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2014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에서 맷 애덤스가 커쇼를 상대로 날린 결승 3점 홈런 영상을 대형 전광판에 상영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이 홈런으로 시리즈를 3승 2패로 따내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던 바 있다.
문제는 이 영상이 어쩌다 한 번만 나온 게 아니라 몇 분 동안 집요하게 반복 재생됐다는 점이다. 선발 라인업 발표 전까지 계속해서 커쇼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영상이 나왔고, 이에 커쇼가 제대로 '긁힌' 것이다.
하지만 이 도발은 도리어 커쇼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결과로 돌아왔다. 무릎과 발가락 수술 여파로 시즌 첫 두 달을 쉬었던 커쇼는 이날 5이닝 무실점 7탈삼진으로 올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타선까지 오랜만에 집중력을 발휘한 다저스는 7대3으로 승리하며 상대의 심리전을 실력으로 응징했다.
경기 후 LA 지역지 기자들과 만난 커쇼는 세인트루이스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커쇼는 "부시 리그 같다"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마이너리그보다도 수준 낮은 아마추어 리그를 가리키는 미국 야구 은어다. 이어 커쇼는 "저 놈들이 원래 그런 수준이라는 걸 아니까 놀랍지도 않다"고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통산 10차례 올스타에 선발되고 사이영상을 3번 수상한 커쇼는 18년 메이저리그 생활 중 39차례 포스트시즌에 출전했으며 다저스와 함께 2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날 커쇼의 승리로 다저스는 스윕 위기를 벗어나 1승 2패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현재 세인트루이스는 36승 29패, 다저스는 39승 27패를 기록하고 있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1게임차로 앞서고 있으며, 8일 토니 곤솔린까지 무려 17명의 투수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는 등 재앙적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커쇼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두 팀은 8월 4~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다시 대결할 예정이다. 이번 세인트루이스의 도발과 커쇼의 신랄한 비판이 다음 대결에서 어떤 양상으로 돌아올지 관심이 쏠린다. 양 팀 모두 플레이오프 경쟁팀인 만큼 포스트시즌에서의 재대결 가능성도 있어 이번 갈등의 여파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