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인내 시험하는 '투타니'의 유혹? 로버츠 감독 "오타니 올스타전 이전 등판? '제로'는 아니다" [춘추 MLB]
3이닝 동안 44구 소화...마운드 복귀 속도 붙는다
[스포츠춘추]
'투타니'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투수 복귀 시점이 예상보다 대폭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로 예상됐던 복귀 일정이 올스타전 이전으로 단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오타니는 6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세 번째 라이브 투구를 소화했다. 투구 수는 올해 가장 많은 44개였고, 11명의 타자를 상대해 안타성 타구 1개만 허용하며 삼진 6개를 잡아냈다.
마크 프라이어 LA 다저스 투수코치는 "구속도 좋았지만 변화구로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고 타이밍을 뺏는 투구가 많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재활 과정에서는 보통 이 시점에 구속이나 구위가 떨어지는데,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오타니의 속구가 살아있었고 스위퍼도 훌륭했다"고 극찬했다.
로버츠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오타니가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0보다는 크다'"고 밝혔다. 당초에는 8월 복귀가 유력했으나 최근 7월로 앞당겨졌고, 이제는 올스타전(7월 15일) 이전 복귀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다저스의 투수진 상황도 오타니의 조기 복귀를 부추기고 있다. 현재 다저스는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나우, 사사키 로키, 토니 곤솔린 등 4명의 선발투수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전체 투수 중 14명이 부상자 명단을 오르내린 상황에서 오타니의 복귀를 마냥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2019년 메이저리그가 도입한 '투웨이 플레이어' 규정도 조기 마운드 복귀의 열쇠가 되고 있다. 오타니는 13명의 로스터 투수 제한에 포함되지 않아, 다저스로서는 오타니를 활용하면 투수 14명을 보유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로버츠 감독은 "완전한 빌드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오타니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팀에는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오타니를 2~3이닝 선발로 기용한 뒤 다른 투수가 이어받는 '피기백 선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솔직히 말하면 (투수로 빨리 쓰고 싶은) 유혹이 크다"며 "오타니 역시 당장에라도 마운드에 올라가고 싶어할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있다. 정확한 복귀 시점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타니의 투수 복귀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5월 25일 김혜성 등을 상대로 한 첫 라이브 피칭에서 22구, 6일 후 29구를 거쳐 이날 44구로 꾸준히 투구수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이날은 세트 포지션 투구, 슬라이드 스텝, 피치 클록 사용 등 실제 경기 상황을 모두 소화했다. 오타니의 완전체 복귀가 올스타전 이전에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