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멤버들 미친 존재감+할리버튼 부활...인디애나, 25년 만의 홈 파이널 승리 '2승 남았다' [춘추 NBA]

벤치 멤버 매서린 27점·맥코넬 10점 5스틸...할리버튼 22점 완전 부활

2025-06-12     배지헌 기자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준 맥코넬(사진=인디애나 페이서스 SNS)

 

[스포츠춘추]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25년 만의 홈 파이널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주도권을 잡았다. 페이서스는 6월 12일(한국시간) 인디애나폴리스 게인브리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2025 NBA 파이널 3차전에서 116대 107로 승리하며 시리즈 2승 1패로 앞서갔다.

이번 승리로 인디애나는 창단 첫 파이널 우승까지 단 2승만 남겨두게 됐다. 25년 전 이곳에서 레지 밀러가 LA 레이커스를 상대로 홈 파이널 승리를 이끈 것처럼, 이날도 인디애나는 홈 관중의 뜨거운 함성을 등에 업고 명승부를 연출했다.

승부를 가른 것은 벤치진의 폭발적인 활약이었다. 베네딕트 매서린이 27점을 쏟아부으며 팀 최고 득점을 기록했고, T.J. 맥코넬은 10점 5어시스트 5스틸의 맹활약으로 상대 진영을 헤집었다. 매서린의 27점은 2011년 제이슨 테리 이후 파이널에서 벤치 선수가 기록한 최고 득점이다.

22세의 매서린은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으로 멕시코 NBA 아카데미를 거쳐 애리조나대를 거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지난 시즌 어깨 부상으로 동부 컨퍼런스 결승 전체를 결장했던 그는 "인디애나주는 농구의 고장이고, 오늘 처음으로 그것을 정말 느꼈다"며 소감을 밝혔다.

맥코넬은 파이널 역사상 벤치에서 나와 10점-5어시스트-5스틸을 동시에 기록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특히 인디애나 득점 직후 오클라호마시티의 인바운드 패스를 3차례나 가로채며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2차전에서 부진했던 에이스 타이리스 할리버튼도 완전히 되살아났다. 할리버튼은 22점 11어시스트 9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에 근접한 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반신에 불편감을 호소했던 그는 이날 경기에서 코트 위를 종횡무진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파스칼 시아캄도 21점을 보태며 공격진을 든든하게 받쳤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던 마일스 터너는 3점슛 11개 중 3개만 넣는 난조를 보였지만 5개의 블록슛으로 수비에서는 제몫을 다했다.

릭 칼라일 감독은 "맥코넬이 경기에 승부욕을 불어넣었다"며 "이것이 우리 팀의 모습이다. 모든 선수가 준비돼 있어야 하고, 항상 똑같은 선수들이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한 팀으로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인디애나가 3차전을 잡고 시리즈의 우세를 점했다(사진=인디애나 페이서스 SNS)

인디애나는 2쿼터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이며 승부의 실마리를 잡았다. 1쿼터는 24대 32로 뒤졌지만, 2쿼터에 무려 40점을 쏟아부으며 전반을 64대 60으로 앞서 시리즈 첫 하프타임 리드를 만들어냈다. 매서린은 2쿼터에서만 14점을 몰아치며 팀 역전의 핵심 역할을 했다.

오클라호마시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쿼터 시작과 함께 8-0 스코어런으로 다시 리드를 되찾았고, 3쿼터 종료 시점에서는 89대 84로 5점을 앞서갔다. 그러나 인디애나의 뒷심이 마지막 4쿼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32점을 올릴 동안 오클라호마시티를 18점에 묶어두면서 경기를 완전히 가져갔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정규시즌 최고팀답지 않게 실수를 연발했다. 평소 볼 관리에 뛰어난 팀이었지만 이날 19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인디애나에게 많은 기회를 내줬다. 특히 정규시즌 MVP 셰이 길저스-알렉산더는 6개의 턴오버로 개인 포스트시즌 최다 턴오버를 기록했다.

길저스-알렉산더는 이날 총 24점에 그치며 시리즈 첫 30점 이하로 부진했다. 20개 슈팅 가운데 9개만 성공했고, 중요한 4쿼터에선 단 3번의 슛 시도에 그칠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1쿼터에 13득점으로 분전한 쳇 홈그렌도 나머지 쿼터에서 7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인디애나가 3차전을 잡고 시리즈의 우세를 점했다(사진=인디애나 페이서스 SNS)

패장 마크 데이그널트 감독은 "많은 턴오버는 평소 우리 팀 답지 않았다"면서 "인디애나가 정말 훌륭했다. 강한 에너지로 뛰었고, 몸싸움도 치열했으며, 끊임없이 압박했다. 48분 내내 그 강도를 유지했고 4쿼터에서 우리를 완전히 제압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제 시리즈는 15일 4차전으로 이어진다. 오클라호마시티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정말 중요한 경기가 됐다. 반면 인디애나는 이번 포스트시즌 캐벌리어스와 닉스 상대로 홈에서 열린 4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바 있어 또 한 번의 홈 승리로 시리즈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