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클럽 월드컵 개막전 골 사냥 실패…6차례 슈팅 빗나가고, 선방에 막히고 [춘추 이슈]
마지막 순간 결정적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좌절...인터 마이애미와 알 아흘리 무승부
[스포츠춘추]
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가 FIFA 클럽 월드컵 개막전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6만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펼쳐진 대회 첫 경기에서 메시는 결정적 순간 골을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인터 마이애미는 6월 15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하드 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FIFA 클럽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이집트의 알 아흘리와 0대 0으로 비겼다. 득점은 나오지 않았지만 양 팀이 여러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내며 볼거리가 풍성한 경기를 펼쳤다.
개막식과 선수 소개로 킥오프가 다소 늦어진 가운데 시작된 이번 대회는 축구계의 무솔리니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야심작으로, 32개 팀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됐다. 6만927명의 관중이 몰려 65,000석 규모 경기장의 93%를 채우며 대회 흥행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집트 리그 45회 우승팀 알 아흘리가 전반을 주도했다. 알 아흘리는 활발한 공격으로 여러차례 마이애미를 위협했다. 그러나 웨삼 아부 알리의 골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고, 트레제게의 페널티킥은 오스카르 우스타리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우스타리는 43분 페널티킥을 포함해 연속 선방으로 마이애미의 실점을 막아냈다.
아부 알리는 전반 막판 골라인에서 상대 슈팅을 걷어내며 0대 0 균형을 지켜냈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마이애미 감독은 DAZN과의 인터뷰에서 "전반에는 선수들이 흥분하고 긴장해서 공을 좌우로 제대로 돌리지 못했다"며 "선수들에게 침착하게 볼 점유율을 유지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후반 들어 마이애미가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메시는 23m 지점에서 날린 프리킥이 골포스트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나 사이드 네트를 흔들자 아쉬워했다. 관중들이 '골라소(멋진 골)'를 외쳤지만 결국 골대 바깥쪽 네트를 맞췄다.
종료 6분 전 메시의 정교한 크로스를 파파 피콜트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모하메드 엘 셰나위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혔다. 마지막 순간 메시의 감아찬 슈팅도 엘 셰나위가 막아내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엘 셰나위는 막시밀리아노 팔콘의 헤더까지 자신의 머리로 막아내는 신기에 가까운 선방을 연출했다.
메시는 이날 6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윙백처럼 수비까지 마다하지 않으면서 공수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이날 경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메시가 아니라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 골키퍼 우스타리였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우스타리는 메시의 오랜 친구로 아르헨티나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다"며 "3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고양이 같은 반사신경으로 여러 차례 결정적 선방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페널티킥 선방은 경기의 분수령이 됐다. 우스타리는 텔라스코 세고비아의 파울로 주어진 다소 억울한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무승부를 유지했다. 평소 MLS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우스타리가 국제무대에서는 베테랑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이번 개막전은 흥행 면에서는 성공적이었다. 킥오프 직전까지 경기장이 3분의 1만 찬 상황에서 FIFA에 민망함을 안겨줄 뻔했지만, 점차 관중이 몰려들면서 93% 관중 동원에 성공했다. 개막식에는 호나우두, 로베르토 바조, 데이비드 베컴 등 축구 레전드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인판티노 회장의 새로운 대회로서는 좋은 출발이었다.
인터 마이애미는 19일(한국시간) 애틀랜타에서 포르투갈의 포르투와 A조 2차전을 치른다. 알 아흘리는 같은 날 뉴욕에서 브라질의 팔메이라스와 맞붙는다. 각 조 상위 2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한다.